[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오토바이로 퇴근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버스 운전기사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오토바이의 관리·사용 권한이 회사가 아닌 운전기사 자신에게 있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사고 당일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단독 김수연 판사는 A씨가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로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버스 운전기사인 A씨는 2014년 7월22일 오전 일을 마치고 오후 2시쯤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중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가까운 곳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통상적으로 다니는 출퇴근 경로였다. 아래 다리 쪽 급성 골수염, 뇌진탕, 타박상 등의 부상을 입은 A씨는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지난해 11월 A씨가 운행하던 오토바이에 대한 관리와 사용권한이 회사가 아닌 A씨에게 있어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요양급여도 승인하지 않았다. 또 “A씨의 신호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일 A씨는 첫 운행시각이 새벽 6시19분인 차량을 배정받았다. 출근 시간이 70~80분가량 걸려 대중교통으로는 출근 시간을 지키기 어려웠다. 택시비는 2만원가량이지만 회사는 별도의 교통보조비를 지급한 적은 없었다.
재판부는 “사고 당시 A씨가 이용하던 오토바이는 원고의 소유로 관리·사용 권한이 A씨에게 있었지만 사고 당일 출퇴근 방법으로 오토바이를 선택한 것은 배차 받은 차량의 첫 운행시각에 맞춰 차고지에 도착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사고는 A씨와 상대 차량 운전자의 과실이 경합해 발생했는데, 통상적인 운전의 위험성과 별개로 오직 A씨의 신호위반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