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1조2700억원 유동성 확보 효과"…한고비 넘긴 듯

해외금융기관도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서

입력 : 2016-08-28 오후 4:57:01
한진해운(117930)이 해외 채권의 상환 유예 결정으로 간신히 한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모회사인 한진그룹은 채권단의 추가 유동성 자금 투자 요구에 부흥하는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하고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해외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은 '가뭄의 단비' 같은 셈이다. 
 
지난 27일 해외 금융기관들이 해운 선박금융채권 상환유예에 대한 동의의사를 전달해왔다고 28일 밝혔다. 산업은행의 보증이 없을 경우 상환유예가 불가능하다고 밝혀왔던 기존 입장을 철회한 것이다.
 
이번에 의사를 전달해온 해외금융기관은 독일 HSH 노르드방크, 코메르쯔뱅크, 프랑스 크레딧아그리콜 등으로 이들은 한진해운의 해운 선박금융 채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한진해운은 약 1280억원의 자금 조달 효과를 볼 수 있게 됐다.
 
한진해운은 "이번 결정에 대해 타 해외 금융기관들도 동참하겠다고 의사 표명을 하고 있다"고 밝히며 총 4700억원의 자금조달 효과를 기대했다.
 
또한 용선료 조정 협상에서도 마지막까지 난항을 겪던 최대 선주사인 시스팬이 산업은행의 동의를 조건으로 용선료 조정에 합의하면서 타 용선료 협상까지 완료됐다. 이에 약 8000억원의 자금 조달 효과가 발생하게 됐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조정에 따른 8000억원, 선박금융 유예를 통한 4700억원 등 총 1조2700억원에 달하는 유동성을 조달하는 효과를 보게 된 셈이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유상증자 시 대한항공의 4000억원 유상증자 참여해 추가 자금 필요시 그룹 계열사의 자금 지원과 조양호 회장의 유상증자 참여를 통한 추가 1000억원 등 총 5000억원에 달하는 자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 자구안은 한진그룹 입장에서 조달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이다. 한진그룹은 이미 지난 2014년 최은영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래로 1조2000억원을 지원했고 이번 자구안을 포함할 경우 그룹 차원의 지원 규모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진그룹은 현재 재무적으로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1100%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5천억원 이상의 지원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진그룹관계자는 “우리 한진그룹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한 일념으로 이 같은 규모의 자구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진 관계자는 “해운산업은 국내 수출입 화물운송의 99%, 국가 전략물자 수입의 100%를 담당하는 국가 기간산업이다. 또한 국내 항만산업을 비롯해 연관산업의 고용 창출에도 지대한 역할을 하는 산업이자 유사시 병력 및 군수품 등 전시화물을 운송하는 제 4군의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되면 사실상 한국 해운산업 자체가 붕괴되는 것은 물론 해운업과 필수불가결한 관계인 조선업, 항만업 등 연관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라며 “수출입기업의 물류비용 또한 연간 4407억원이 추가될 것이라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조사 결과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국가 기간산업인 해운산업이 붕괴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정부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기영 기자 parkgiyoung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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