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증인 불참으로 맥빠진 '가습기 청문회'

여야 의원들, 옥시본사 책임 추궁에 화력 집중

입력 : 2016-08-29 오후 5:29:55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회 가습기살규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29일 청문회를 열었지만 ‘핵심 증인’이 대거 불참하면서 첫날부터 진행에 난항을 겪었다.
 
특위가 출석 요청을 한 증인 23명 중 아타 샤프달 옥시 코리아 대표와 이재원 옥시레킷벤키저(현 RB코리아) 대외협력 전무, 옥시 측 대리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장지수 변호사 등 13명이 출석했다. 그러나 5년 전 가습기살균제 사건 발생 당시의 책임을 지고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코리아 최고경영자와 신현우 전 옥시 사장 등 주요 관련 임직원 10명은 불참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은 “질문할 사람이 없다”, “모르쇠로 일관하니 질문을 할 수가 없다”고 언급하는 등 저조한 증인 참석률에 대해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주요 핵심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 거라브 제인 전 옥시 대표 등 옥시 본사 관계자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며 “레킷벤키저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여야는 이날 최대 가해기업으로 지목된 옥시 레킷벤키저의 영국본사 책임을 추궁하는데 화력을 집중했다. 의원들은 레킷벤키저가 2001년 옥시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유해성 실험이 중단된 이유 등을 집중적으로 지적하면서 특위 조사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는 점을 질타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레킷벤키저가 영국 정부의 요청을 이유로 특위의 현지조사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면서 “영국 대사관은 이에 대해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본사가 거짓말을 한 것인지 여부를 영국 정부가 조사해줄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우원식 위원장(더민주)은 “대사관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레킷벤키저가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을 기만하고 속인 것으로, 매우 중대한 사태”라고 지적했다.
 
옥시는 이날 기존 입장을 바꿔 가습기살균제가 질병의 원인이 됐다는 점을 인정했다. ‘가습기살균제와 질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하느냐’는 특위 위원들의 거듭된 질문에 샤프달 대표는 “모두 인정한다”고 답했다. 그는 “피해자와 가족에게 가능한 많은 지원을 드려 그분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상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옥시의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본 피해자분들과 그 가족이 겪은 큰 상처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샤프달 대표는 영국 본사의 사과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RB)가 옥시를 인수하기 전 가습기살균제의 대표적인 독성 물질인 화학물질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과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GH) 등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책임을 회피했다.
 
샤프달 대표는 또 특위의 영국 방문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본사 방문과 관련해서 내렸던 결정들은 모두 레킷벤키저 본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아타 샤프달 옥시코리아 대표(가운데)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가습기 살균제 사고 진상규명과 피해구제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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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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