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현지시간) 전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했던 미국 잭슨홀 미팅에서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이에 따라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오히려 국내 증시의 변동성 지표는 연중 최저 수준에 머무르는 등 투자자들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선물가격은 지난 12일 11.3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이번주 내내 11포인트 선에서 움직이며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금리 인상 가능성 대두와 북한의 도발 등의 상황에서도 현재 증권 시장과 관련해 비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6월 브렉시트의 충격을 모두 회복한 코스피가 더 이상 국내외 이슈들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연준이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금리 인상이 무조건 부정적인 요인이 아니며 오히려 미국 경기 회복에 따른 글로벌 수요 증가를 의미한다고 믿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병헌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 오히려 호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뿐 아니라 북한 변수 역시 더 이상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최근 지난 22일~26일로 예정됐던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및 고위관직자들의 탈북,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시장은 덤덤한 모습이었다.
다만 이에 대해 코스피의 기초체력이 높아졌다거나 무조건 긍정적인 이슈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는데 대해 여전히 크게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이른바 ‘박스피’를 완전히 탈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다음달 2일 발표될 미국의 8월 고용지표가 예상을 크게 웃돌게 나오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욱 고조되며 외국인들의 이탈이 심해져 다시 코스피가 1900~2000선에서 좁은 박스권 장세에서 움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연 9월에는 코스피가 '박스피'를 완전히 탈출할 수 있을까. 섣부른 우려나, 기대를 앞세우기보다는 차분히 지켜볼 일이다.
우성문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