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통사 첫 AI 서비스 '누구' 공개

말하면 답하고 이행…음성UI 채택으로 감정이입

입력 : 2016-08-31 오후 5:45:40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흰색 원통형 스피커를 향해 "팅커벨"이라고 말하자 LED에 녹색 빛이 들어왔다. 비가 내리던 터라 날씨에 맞는 음악을 요청하니 "분위기 있는 음악채널을 들려드릴게요"라는 20대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노래 제목이 궁금해 묻자 "윤건의 '힐링이 필요해'입니다"라고 답한다.  
 
SK텔레콤(017670)은 31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와 이를 적용한 원통형 스피커(높이 21.5cm, 지름 9.4cm)를 공개했다. 누구는 친구나 연인, 가족, 비서 등 사용자가 원하는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용자가 스피커에 대화하듯 말하면 누구는 음성인식 기술과 인공지능 엔진을 통해 이용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해 수행한다.
 
누구는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음악 스트리밍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홈 등과 연동돼 조명, 제습기 등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날씨와 일정 등의 정보도 안내한다. SK텔레콤은 향후 인터넷 쇼핑과 음식 배달주문 등 커머스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박일환 디바이스지원단장은 "인공지능의 차세대 UI는 음성"이라며 "경제적인 면에서도 음성을 채택한 플랫폼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는 터치 인터페이스가 아닌 음성 UI를 채택해 이용자가 인간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인공지능 엔진 대부분이 클라우드상에 존재하고 있어 다양한 디바이스에 적용될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크다. 다국어 서비스는 지원하지 않으며 팅커벨, 크리스탈, 레베카, 아리아 등 4가지 명칭을 웨이크업 워드로 설정할 수 있다. 누구의 전용 기기인 스피커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아이리버의 전문가들이 음질 튜닝 작업을 마쳤다.
 
SK텔레콤은 지난 2011년부터 자연어 처리 관련 음성인식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최근 인공지능이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과 연계되면서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떠오르자, SK텔레콤은 음성인식 기술의 자연어 처리 연구를 인공지능에 접목시켰다.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 누구의 핵심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외부에 공개하고, T디벨로퍼스(T Developers) 프로그램 등 외부 개발자와 협업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해 누구의 연계 서비스 개발을 공개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은 "누구의 서비스 질이나 풍부함을 높이려면 결국 개방형 생태계에서 완성될 수 있다"며 "개방형 플랫폼으로 다수 외부 개발자와 함께 성장·진화를 추구하고, 딥러닝을 통해 개인화 서비스를 지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내달 1일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전용 홈페이지나 11번가에서 누구 전용 스피커를 정상가(24만9000원)보다 60% 할인된 9만9000원에 판매한다. 누구 서비스는 통신사에 관계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31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와 전용 기기를 공개하고, 고객·외부 개발자와 인공지능 플랫폼 서비스의 진화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사진/SK텔레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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