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바이오)③토종바이오, 변방에서 전세계로

미국 FDA 도전 급물살…글로벌 신약 탄생 도전장

입력 : 2016-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토종 바이오의약품이 전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복제약 중심으로 발전해온 한국 제약산업이 바이오의약품 신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글로벌 신약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IMS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미국의 전체 제약시장 규모는 3739억달러(413조3000억원)규모로 전세계 제약 시장의 40%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유럽은 2288억달러(253조) 규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세계 최고의 의약품 검사·인증 전문기관으로 꼽힌다. 미국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다. 그만큼 허가기준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까다롭다. 미국에서 승인을 받으면 '글로벌 스탠다드'로 도약하는 한편 다른 전세계 시장 진입도 수월해진다. 블록버스터급 오리지널약의 바이오의약품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미국은  '꿈의 시장' 이다. 1개 글로벌 신약이 탄생하면 단숨에 조단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토종신약은 글로벌신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리나라에 근대적 제약산업이 출현한 1950년대 이후 미국 진출에 성공한 토종신약은 6개 불과하다. LG생명과학의 항생제 '팩티브'가 지난 2003년 미국 FDA의 허가를 받은 토종신약 1호다. 한미약품(128940)의 역류성식도염 개량신약 '에소메졸'이 2013년 미국 진출에 성공했다. 2014년에는 동아에스티(170900) 항생제 '시벡스트로'가 FDA 허가를 받았다. 올해 초 대웅제약(069620)이 항생제로 미국 허가를 승인받았다. 이러한 합성의약품은 미국에서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토종 합성의약품들이 미국 허가에 의의를 둔 반면 바이오의약품은 전세계에서 팔리는 글로벌신약을 노리고 있다.
 
올해 SK케미칼(006120)이 혈우병치료제로 미국 FDA로부터 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토종 바이오신약으로는 최초의 미국 허가다. 셀트리온(068270)은 '램시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미국 허가를 받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레미케이드'와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허가를 신청했다. 한미약품이 사노피아벤티스에 5조원 규모로 기술수출한 당뇨신약도 미국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코오롱생명과학(102940), 슈넬생명과학, 차바이오텍(085660), 메디톡스(086900), 메디포스트(078160), 바이로메드(084990), 제넥신(095700) 등도 미국 등 선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수출도 크게 늘고 있다. 토종 바이오의약품이 전세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1조6406억원으로 전체 제약산업 규모인 19조원의 10.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바이오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바이오의약품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수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2014년 바이오의약품 수출액은 5억8892만달러(6500억)였지만 지난해  수출은 8억924만달러(8900억)를 기록해 무려 37.4%나 급증했다.
 
유승준 바이오협회 부설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전세계 바이오시장의 중심으로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미국 FDA에서 허가를 받았다는 의미는 글로벌 스탠다드 승인을 받았다는 것과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의 문이 열린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토종바이오의약품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진출을 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보라 기자
SNS 계정 : 메일 트윗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