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최근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경기 전반의 개선 추세가 미약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의 경우 수출 물류를 일부 제한할 수 있어도 해운업 전반의 공급 과잉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9월호'에서 "건설투자가 높은 증가율을 지속하며 내수 전반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그러나 소매판매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이후 둔화된 가운데 설비투자와 수출도 부진을 지속하는 등 경기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먼저 건설투자는 작년 이후 주택분양이 크게 확대되면서 내수 전반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토목부문도 개선되면서 이미 이뤄진 공사실적을 말하는 건설기성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지난 7월 1년 전보다 21.4% 뛰었다. 건축부문과 토목부문도 각각 23.3%, 17.5% 증가했다.
건설투자 선행지수인 7월 건설수주 역시 1년 전보다 44.4% 늘었다. 건축부문은 주택, 사무실·점포 등이 선전하며 34.2% 증가했다. 토목부문도 도로·교량, 철도·궤도 수주 물량이 개선되면서 전월 -51.2%에서 91.5%로 큰 폭의 증가로 전환했다.
8월중 분양물량은 3만99호로 전년동월대비 36.2% 증가해 전월 4.4%보다 증가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생산, 소비, 투자 등 경제 전반에서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지 않았다. 수출 부진이 이어진데다 올해 상반기 내수를 지탱했던 소매판매 성적도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로 저조한 성적이다.
소매판매는 승용차 수요의 감소로 증가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업도 둔화되는 등 민간소비 증가세가 다소 완만해지고 있다. 7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4.3% 늘었다. 이는 지난 6월 9.0% 증가한 것보다 둔화된 수치다. 승용차 판매가 전년보다 11.6% 떨어진 영향이다.
8월 중에도 국산차 내수판매량이 10.6% 감소한 점을 고려하면 소매판매 부진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7월 서비스업생산도 전년보다 2.7% 증가하며 전월 5.4%보다 부진했다. 소매업, 운수업 및 음식숙박업 부문을 제외한 서비스업생산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설비투자는 1년 전보다 12.3% 감소했다. 자동차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라 운송장비 투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설비투자 관련 지표 역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앞으로 상황도 긍정적이지 않다.
노동시장에서도 제조업분야의 취업자 수가 크게 감소하면서 전체 고용 개선을 제약하는 모습이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에서 작년 메르스 사태에 의한 기저효과가 이어지면서 전월 2.4%와 유사한 취업자 증가폭을 기록했지만 수출 부진과 조선업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에서는 취업자 증가폭이 크게 축소됐다.
특히 경남 등 조선업 밀집 지역의 실업률은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경남의 실업급여 수급자도 1년전보다 2889명 늘어나 비교적 큰 폭 증가세를 보였다.
KDI는 금융시장에 대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장기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지속되는 모습으로 평가했다. 7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집단대출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20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수출에 대해 KDI는 일시적 요인으로 평가했다. 올해 8월 조업일수가 1년 전과 비교해 2일 많았고, 작년 수출이 15.2%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여파와 관련해서는 수출 물류를 일부 제한할 수 있어도 해운업 전반의 공급 과잉을 고려할 때 이러한 부정적 영향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건설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제외한 경기 전반의 개선 추세가 미약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사진/뉴스1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