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제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동도 제안했다.
추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은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대한민국 주력산업을 다 까먹고 있다”며 “아버지가 일군 과거의 경제정책에 의존하고 그 시대의 성공신화를 그리워하는 것으로는 당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해운업계의 부실경영 문제에 대해 “문제를 방치하다 금융권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 부처는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대목에서 황교안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수출 대기업의 성장 과실이 일반 국민에까지 미친다는 ‘낙수효과’를 통한 성장전략이 수명이 다했다고 진단한 추 대표는 “이제라도 경제성장을 통해 얻은 이익을 기업과 노동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나눠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가 ‘소득불평등’이라고 재차 강조한 추 대표는 “경제민주화로 낡은 경제구조를 혁신하고 소득주도 성장으로 민생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부자증세 조세개혁과 적극적인 소득재분배 정책을 제시한 그는 “정당한 임금의 확보로 국민의 숨통을 트이게 하고 조세형평성을 확보해 분배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기 최대 22%로 낮춘 법인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드러냈다. 추 대표는 “지금처럼 서민과 중산층은 증세하고 재벌·대기업은 봐주는 조세로는 국민을 납득시킬 수 없다”며 ‘10대 그룹’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먼저 법인세 정상화를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12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가계부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민생경제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박 대통령과의 긴급회동도 제안했다. 이 대목에서 추 대표는 당초 원고에 ‘비상 민생경제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한다'고 써있던 것을 대통령과의 긴급회동으로 고쳐 읽었다.
이날 추 대표의 연설에 대해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수석대변인은 "민생경제에 집중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민생경제가 비상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강조한 내용들은 보다 생산적인 방향으로 녹여내 건강한 결과물을 이끌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추 대표의 연설 전 새누리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들에게 “연설 중 야유나 고함 등은 일절 자제하고, 연설을 마치고 나서는 박수를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연설 도중 현 정부의 안보정책을 문제삼는 대목에서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소리치자 지도부가 자제시키는 모습도 보였다. 추 대표는 연설 후 중앙통로좌우로 앉아있던 새누리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 후 중앙통로로 퇴장하며 새누리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