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제언 기자]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 움직임을 놓고 관련 업계가 재차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세 부과를 골자로 하는 의원입법안은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심사소위에 상정돼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간 상황이다.
본격적인 국회 심의와 맞물려 관련 업계의 반발 수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은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파생상품거래에 세금을 부과하면 거래비용이 증가해 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파생상품의 특성상 거래량 감소와 시장위축이 불가피하다"며 거래세 부과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영석 금융투자협회 파생상품지원부 이사부장은 "거래세를 부과하면 현물과 선물 간 차익거래와 헤지거래가 감소하고, 장외시장으로 거래 수요가 이전하는 등 유동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이사부장은 또 "파생상품 과세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거래비용이 더 낮은 홍콩, 싱가폴 등 해외 경쟁시장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수요 급감 등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거래세를 부과해 파생상품시장을 위축시키게 된다면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금융중심시 육성 정책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오 이사부장은 "신규세원 확보목적의 거래세 부과에 따른 득보다 파생상품시장 및 현물시장 위축에 따른 실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앞서 김광묵 국회 재정위원회 전문위원은 최근 검토보고서를 통해 "세수증가는 물론 과도한 투기적 거래를 억제함으로써 위험회피라는 파생상품시장의 본연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금투협은 최근 선물회사, 증권회사 등 90여개 회원사와 조세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