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셀트리온(068270)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서 맞붙는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를 유럽 판매를 시작하면서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판매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1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이 플릭사비의 영국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 5월 유럽의약품청(EMA)허가를 받은 지 두달만이다. 플릭사비의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 TNF-알파(항종양괴사인자) 억제제 '레미케이드'로, 전세계 시장 규모는 약 10조원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로써 TNF-알파 억제제 3종(휴미라, 레미케이드, 엔브렐) 중 2가지의 바이오시밀러를 영국에서 판매하게 됐다.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는 올해 1월부터 유럽서 판매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6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이 두가지 바이오시밀러가 매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부터 국내 매출이 일어나고 있고 올해부터 유럽에 진출한 바이오시밀러의 매출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로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MS Health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 2015년 2월 유럽 출시 이후 3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노르웨이와 핀란드 등 북유럽 주요국가에서는 점유율이 90% 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영국 보건의료제도(NHS)에 따르면 NHS 재단에서 운영하는 대형병원의 처방량 기준 램시마의 지난 2분기 점유율은 78.6%로 국립보건임상연구소(NICE)의 램시마 우선사용 권고 이후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램시마의 지난해 말 기준 유럽 내 누적 처방환자 수는 5만8000여명에서 2분기 말에는 10만5000여명으로 늘었다. 셀트리온은 1년여만에 유럽 내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의 40% 이상을 차지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유럽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의약품 시장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 내에서 레미케이드를 처방받는 자가면역질환자는 약 26만명으로 추산된다.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가 각광받는 것은 유럽 내 주요국가들이 의료재정을 절감하기 위해 바이오시밀러 처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경쟁에서 셀트리온이 유리한 것으로 보고있다. 유럽서 플릭사비가 램시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경쟁력이 우선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이 램시마보다 떨어지는데다 램시마의 임상데이터가 계속 쌓여가고 있어 후발주자로 점유율을 올리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