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먹거리 바이오)②글로벌 제약사 '성큼' 셀트리온-삼성바이오

바이오시밀러·위탁생산 경쟁력…미국·유럽 시장 공략 본격화

입력 : 2016-09-0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한국 업체들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선두주자는 단연 셀트리온(068270)이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삼성그룹의 바이오계열사들이 그 뒤를 맹추격하고 있다. 양사는 바이오시밀러로 글로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신약의 후속약물이어서 '속도(출시시기)'와 '마케팅'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누가', 얼마나 '빨리' 선점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프로스트 앤 설리반(Frost&Sullivan)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시밀러시장은 2013년 12억달러(1조3260억원)규모였지만 오는 2019년에는 약 240억달러(26조52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이 항체 바이오시밀러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승인을 받으면서 시장을 선점했고, 삼성은 막대한 자본력을 무기로 이를 쫓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양사 모두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한편 대규모 위탁생산(CMO) 사업도 겸하고 있다.  
 
지난 2002년에 설립된 셀트리온은 2009년에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진출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2년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를 개발해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램시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다. 램시마는 미국 FDA의 올 상반기 허가를 받았다. 최근에는 얀센과 특허소송서 승소하면서 미국 진출 과정에서 난관이 사라졌다. 셀트리온은 다음달부터 램시마 미국에서 판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조원 규모에 달하는 관련 시장에서 2조원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다. 현지 판매는 전세계 2위 제약사인 화이자가 맡는다. 
 
램시마는 지난 2013년 유럽 판매 허가도 받았다. 지난해 유럽 주요 국가에서 발매됐다. 2분기말 기준 램시마를 처방 받은 환자 수가 약 10만5000명을 돌파해 오리지널 시장의 약 40% 를 대체한 것으로 셀트리온 측은 분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램시마는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약품 수출 1위 품목을 기록했다. 동시에 전체 바이오의약품 수출실적에서 절반 이상(54.3%)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 외에 6종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은 각 6000억~1조원이 팔리는 제품이다. 또한 유방암, 유행성 독감 등 3개의 오리지널약 항체 바이오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 2010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제약 분야를 선정하고,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2년 2월에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세웠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생산 대행하는 CMO사업을 하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91.2%를 갖는 구조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총 6개의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비교적 후발주자에 속하는 편인데도 자본력을 바탕으로 주요 바이오신약의 시밀러를 모두 갖췄다. 올해 1월부터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유럽에서 판매하고 있다.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는 유럽 판매허가를 받았다. 플릭사비는 미국 진출을 위해 FDA 허가도 접수한 상태다.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도 미국 판매 허가를 신청했다. 글로벌 제약사 머크와 바이오젠 아이덱이 마케팅 파트너로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생산시설을 무기로 낮은 단가의 바이오의약품를 속전속결로 생산해내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18만 리터의 생산규모를 갖췄고, 증설을 통해 오는 2018년 3공장이 완성되면 36만리터 규모로, 로슈(38만리터)에 이어 세계 2위 CMO업체로 발돋움하게 된다. 업계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4공장도 증설해 CMO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도 CMO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1공장의 증설과 3공장의 신설 등 총 17만리터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 증설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의 생산 규모는 현재 14만리터에서 31만리터로 늘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유통망을 가진 유력 파트너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며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가 모두 전세계적인 제약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 사업뿐만 아니라 CMO 나아가 혁신 바이오신약까지 개발하고 있어 130여년의 국내 제약 업력에서 글로벌 제약사가 탄생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는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주목을 받는 업체다. 셀트리온은 최초의 항체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시장을 선도했고, 삼성바이오는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워 공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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