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박주용 기자] 올해 추석민심을 놓고 두 야당은 어려운 민생경제를 살리고 국민안전을 지키라는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더민주 “정부 무능대응, 코리아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아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8일 국회 당 대표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석 전날(14일) 지역구에 갔더니 ‘정말 힘들다’, ‘바꿔달라’는 한숨섞인 반응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지난 16일에도 추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절박한 민생을 건져올릴 밧줄도 던질 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며 “정치의 우선순위는 그 무엇보다 민생이어야 한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민생과 함께 국민안전, 국가안보, 통합을 ‘추석기간 중 가장 많이 들은 네 가지의 우려’로 규정한 추 대표는 “북한 핵문제 뿐만 아니라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등에서의 무능한 대응이 ‘코리아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정부의 긴밀한 대응을 촉구했다. 지진이 원자력발전소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당 내 원자력안전대책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한진해운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문제 등의 현안을 정면으로 다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중 한진해운 문제에 대해 추 대표는 “국제적인 경제문제로 번진 사태를 한진해운 한 곳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정부 스스로의 무능을 확인한 것”이라며 “정부가 경제 전반을 확인하고 대응해 문제를 풀려는 시그널로 믿음을 줘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면 언제든 국정에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재차 강조한 그는 “국정을 민생이 아니라 정쟁으로 몰아가는 인사부실 부정부패 문제를 바로세우기 위해 대통령 주변부터 정리해야 한다”며 우병우 민정수석 거취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다.
한편 추 대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반대를 당론으로 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사드에 대한 (반대) 소신은 다 밝혔다”면서도 “당론을 정하기 위해 전문가 토론을 통해 분위기를 만들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법 모색할 생각”이라는 말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국민의당 “민생경제 피폐…정부, 체감하는지 의심”
국민의당은 민생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현 상황을 정부가 제대로 체감하고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내대표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생경제가 갈수록 피폐해져가는 상황에서 정부가 개선 노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불경기 속에서 추석을 맞이한 국민들은 먹고 사는 문제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은 민생문제 외에도 안보·안전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도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핵무기 전력화가 임박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데도 정부가 현재까지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의 보다 장기적인 로드맵과 정책 제시가 대단히 아쉬운 국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간담회에서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그간의 당론을 변경할 여지를 보이기도 했다. 김 원내수석은 “안보문제에 관해 국론이 분열되는 것에 대해 국민이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전체적으로 의원총회를 통해 의견을 한번 물어볼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은 여야 3당 중 유일하게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그는 추석 연휴 기간동안 국민의당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우리 당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주고 여소야대를 만들어줬는데 생각보다 (야당이) 그 역할을 못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일을 시원시원하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새누리 “민생 안정위해 힘 모으라는 것이 국민 목소리”
반면 새누리당은 “정치권 모두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힘을 모으라는 것이 국민의 엄한 목소리”라며 두 야당에 정부의 국정운영에 협조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성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이 본격 돌입하며 실업이 발생하고 불황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 되어야 한다”며 당면한 민생과제 해결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보 문제에서 김 대변인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앞에서도 남남갈등의 구태나 빚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지도 모른다”며 “우리 내부의 국론분열을 봉합하고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유지해 나가야 한다”는 말로 야당과는 상이한 인식을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박주용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