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국7주년특집)게임시장 새 금맥 '소셜네트워크게임'

(게임 세계시장을 점령하라)③온라인업체들 "소셜네트워크가 미래"
"게임시장 '파이' 키울 돌파구"
넥슨·한게임 등 일본서 적극 활용 중

입력 : 2009-11-19 오전 10:04:52
[도쿄=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온라인 인맥과 유대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사용자 참여와 관계 맺기를 극대화시킨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인맥 기반의 게임.'
  
위키백과가 전하는 ‘소셜 네트워크 게임'(Social Network Game), 또는 '소셜 게임'(Social Game)의 정의다.
 
우리 온라인 게임업체들을 중심으로 소셜 네트워크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미래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SNG를 꼽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 게임업체들이 처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여전히 글로벌시장에서 강자지만, 최고의 자리는 흔들리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은 미국 블리자드사의 MMORPG ‘월드 오브 워크레프트’다. 중국·대만 등 후발 국가들도 빠른 속도로 우리와의 기술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새로운 발판이 필요해진 셈이다.
 
 ◇ "소셜네트워크가 미래"
 
지난 2000년부터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NHN(035420)의 한게임 재팬은 일본 온라인 게임시장에서 벌써 탄탄한 기반을 만들었다.
 
한게임 재팬의 회원수는 3200만명. 일본 인구 1억5천만명의 20% 수준으로 일본 포탈 중 가장 많은 회원 수를 자랑한다.
 
한국 기업인 한게임이 일본에서 이처럼 큰 성장을 거둔 원인에 대해 게임 전문가들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라고 평가한다.
 
일본에서 한게임은 단순한 게임 포털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자신의 게임 경험이나 게임과 관련된 정보를 다른 게이머들과 나누는 커뮤니티 기능을 적절히 사용했다.
 
한게임 재팬 SNS 이용자들은 이런 커뮤니티 과정에서 한게임이 서비스하는 게임들을 더 많이 접하게 된다.
 
또 한게임의 SNS 안에서 인맥이 많이 형성된 게임 사용자는 한게임에 대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져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은 낮아지고, 게임 밖에서 만난 친구를 한게임의 새로운 회원으로 데려올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게임 재팬이 이처럼 큰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게임업체들도 한게임 저팬의 SNS를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게임 재팬과 함께 일본에 진출한 엔씨재팬도 SNS를 실시 중이다.
 
게이머들이 아이온, 리니지2등 엔씨소프트의 게임 정보나, 게임을 통해 직접 만든 이야기를 연재하는 등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김현 엔씨재팬 팀장은 “현재까지 블로그와 클럽 서비스 등 SNS의 일부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를 다양화하고 강화해 큰 사업축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SNS로 접속자가 많아지면서, 게임에서 광고를 내보내고 광고료를 받는 새로운 수익모델이 일본에서 진행중이다.
 
요지 카와쿠지 일본 온라인게임협회 사무국장은 “SNS 기능 등이 확대되면서 게임 안에 광고를 실어주는 것을 광고회사들과 협의 중"이라며 "내년쯤이면 광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 게임시장 '파이'를 키운다 
 
SNG의 가치는 단순히 회원수 확보에만 그치지 않는다. 낮은 개발비용으로 수익성이 높으며, 동시에 넓은 수요층을 가진 상품이다.
  
비디오 게임의 종주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본에서 SNG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게임 강국이지만, 최근 산업적 측면에서 수익성은 조금씩 뒷걸음질치고 있다.
 
스즈키 일본 디지털콘텐츠협회 수석연구원은 “게임사업 수익은 2006년 1조3100억엔을 피크로 2008년에는 1조1600억엔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게임 전문가들은 이런 이유에대해 “일본 게이머들이 화려한 그래픽과 복잡한 시스템을 선호하고 게임을 하는데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하드코어 유저’와, 쉽고 간단한 게임을 잠깐 즐기는 ‘라이트 유저’가 뚜렷하게 분리되면서 게임 개발사들의 매출에 한계가 온 탓"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개발사들이 게임을 출시해도 유저 전체가 늘어나지는 않아 매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더 높은 수준의 게임을 만들면서 비용이 계속 높아졌고, 유저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 손실은 더욱 커졌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개발사들은 ‘하드코어 유저’의 취향에 맞는 게임에 더 집중하게 됐는데, 그러면서 라이트 유저와의 벽이 더 높아져, 결국 악순환 구조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SNG는 이런 상황을 뚫고 나갈 돌파구로 기대를 모은다.
 
쉽고 단순하지만 독창적인 게임들이 많은 SNG는 ‘라이트 유저’도 거부감 없이 해볼 수 있다.
 
‘하드코어 유저’도 SNS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SNG를 즐기기 때문에 전처럼 두 이용자층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다.
 
특히 개발비용, 개발시간 등이 기존 하드코어 유저들을 위한 게임보다 적어 개발사들의 부담도 낮다.
 
 ◇ 국내 업체의 새로운 시도, ‘넥슨별’
 
국내에서도 SNG를 SNS 회원수를 늘리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데에서 나아가, 오히려 SNG가 SNS 기능을 가지고 있는 형태의 게임이 올 겨울 정식 서비스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넥슨이 개발중인 ‘넥슨별’이다.
 
넥슨별 안에서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들고, 아바타를 조종해 다른 이용자들의 아바타와 함께 낚시나 과일 채집 등 다양한 행동을 할 수 있다.
 
또 NPC(Non-Playable Character : 게임 속에서 유저가 조정하지 않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주는 미션과 미니게임들도 준비돼 있다.
 
여기까지는 기존 게임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이미 미국의 ‘심즈’ 시리즈와 일본의 ‘동물의 숲’ 등이 이처럼 소소한 재미로 큰 인기를 끌었다.
 
넥슨별을 특별하게 만드는 핵심은 '별로그' 기능이다.
 
블로그나 미니홈피 같은 역할을 하는 ‘별로그’는 단지 ‘구경’만 할 수 있었던 기존 SNS와 달리 다른 이용자의 아바타가 직접 들어와 놀 수 있다.
 
게임을 하면서 얻은 ‘비츠’(경험치)로 자신의 ‘별로그’를 성장시킬 수도 있다.
 
다른 사람의 별로그에 방문하는 사람은 그 곳에서 '비츠'를 얻을 수 있고, 별로그의 주인 역시 비츠가 쌓인다.
 
특히 넥슨별은 단순한 SNG에 머물지 않는다. 넥슨 관계자는 “아직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넥슨별의 최종 목적은 기존 넥슨 게임들과 연동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측 가능한 연동은 넥슨별이 넥슨의 게임 포탈 x2game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유저들은 넥슨별에서 자신과 함께 넥슨의 다른 게임을 할 사람을 찾고, 바로 그 게임으로 연결해 게임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다른 게임과 연동하는 넥슨별의 계획이 성공한다면, 다른 게임 개발사들도 SNG와 SNS를 결합시킨 형태의 게임 개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경쟁을 통해 국내 온라인 업체들이 수준 높은 SNG게임을 개발한다면, 해외시장에서 국내 게임업체들은 경쟁력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Dreamofan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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