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일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소득간극을 좁히는 이른바 ‘대압착’ 정책의 추진 필요성을 나타냈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내부의 적은 바로 불평등”이라며 “각 당 대표들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격차해소를 외쳤지만 어떠한 실효성 있는 정책도, 구체적 실천도 뒤따르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와 경기도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붕괴사고 등을 언급한 심 대표는 “민생제일 구호가 넘쳐나는 우리정치가 이렇게 무책임할 수는 없다”며 “높은 천장은 낮추고 바닥은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해 심 대표는 ‘최고-최저임금연동제(살찐고양이법)’와 대·중소기업 간 격차해소를 위한 ‘초과이익공유제’, ‘아동·청년·노인 기본소득 도입’ 등 이른바 ‘3대 대압착 플랜’ 추진 방침을 밝혔다.
민간기업 임원의 임금을 최저임금의 30배, 공기업 임원은 10배 이내로 제한하는 살찐고양이법에 대해 심 대표는 “고통분담은 상위 1%에서 먼저 시작돼야 한다”며 “불평등의 문제를 키운 장본인들이 결자해지해야 사회적대타협을 위한 논의도 실질적으로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해당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해놓은 상태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서는 “대·중소기업이 함께 노력해 전체 파이를 키우고 공정하게 분배해서 중소기업이 기술개발, 사업확장, 고용안정을 꾀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기본소득을 놓고 심 대표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넘어 신뢰를 바탕으로 중부담-중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대안 중 하나”라며 “아동은 0~5세, 청년은 19~24세, 65세 이상 노인에게 제공하는 것을 1단계로 시작해 보자”고 제안했다.
지난 12일에 이어 19일 경북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하며 인근 원자력발전소 안전문제가 제기되는데 대해 심 대표는 “16기에 달하는 세계 최고 원전 밀집단지가 활성단층 위에 놓여있다”며 노후 원전 폐쇄와 신규원전 건설 중단 필요성을 피력했다. 원전정책을 재검토하고 국민 안전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국회 원전안전특별위원회’ 설치도 제안했다.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독자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배치 필요성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안보장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정부에 현 외교안보팀을 전면 교체할 것도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서도 심 대표는 “위안부 합의는 최종적이지도 불가역적일 수 없다”며 “5년짜리 한시적인 정부가 역사를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 못하면 놔두라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위안부 소녀상을 두고 “한일 시민 모두에게 반인륜적 전쟁범죄를 기억하게 하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라며 “국회 내에 소녀상을 세우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