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정부가 서울 성수동의 소공인들을 대상으로 수제화 명품 브랜드 육성에 나선다. 과거 수제화 소공인 공동브랜드인 '귀족'을 성공적으로 부활시키겠다는 의지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0일 성수동 소공인특화센터에서 수제화 소공인들을 위한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입체(3D) 프린팅 등 신기술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를 접목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성수동은 수제화 관련 사업체 425개 사가 밀집한 국내 대표적인 수제화 집적지다. 사업체 56%인 239개 사가 소공인이다. 소공인들의 73.4%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업체간 차별성이 미흡한 실정이다. 성수동 수제화 공동브랜드인 '귀족' 이후 시장을 선도하는 자체 브랜드 경쟁력도 부족하다.
'귀족'은 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을 주축으로 180여개의 중소 신발업체들이 참여해 지난 1995년 설립됐다. 대기업보다 5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해 연간 140억원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무리한 대리점 확대에 따른 균일한 품질유지와 공급, AS관리 한계에 부딪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 출신 조맹섭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3D스캐너(핸드 핼드)와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구두골 기술을 소개했으며, 이를 소공인 공동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향도 제안했다. 3D 프린팅 기술 활용시 수제화 제작기간은 1개월에서 1일로 단축할 수 있다.
O2O 서비스를 통해 저마진 유통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OEM 방식은 발주처의 지속적인 원가절감 압박과 소공인의 저가수주 경쟁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때문에 O2O 기반의 찾아가는 서비스로 고객층을 성수동에서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영섭 청장은 "성수동에 특화된 맞춤형 정책지원 체계 가동을 통해 내수와 수출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4차 산업혁명에서 신기술과 융합한 소공인이 변화하는 산업생태계에 신속한 적응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0일 성수동 수제화 소공인 발전전략 간담회에서 소공인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중기청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