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최근 5년간 중소기업청이 중소기업에 지급한 연구개발비(R&D자금)를 부정사용하다 적발된 금액이 3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비 지급 기준을 강화하고 부정사용 여부를 사전에 걸러내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20일 중기청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2015년 중소기업 R&D자금 부정사용 적발 건수는 127건, 지원 금액은 284억7800만원에 이르렀다.
중소기업들의 R&D자금 부정사용 건수는 2011년 27건, 2012년 10건, 2013년 18건, 2014년 12건으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0건으로 폭증했다. 부정사용에 지급된 금액도 2011~2014년까지 연평균 32억~50억원 사이를 오가다 지난해에는 117억57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7월까지 7건의 부정사용이 적발됐으며 지급금액은 14억1200만원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적발된 부정사용 유형으로는 ‘연구개발비 목적 외 사용’과 '세금계산서 허위증빙’, ‘인건비 유용’, ‘남품기업과 공모’ 등으로 다양했다.
부정사용이 적발된 후 환수율도 저조하다. 5년간 환수금액은 45억8800만원으로 부정사용에 지급된 총액 대비 16%에 불과했다. 환수대상액(117억6000만원)에 비해서도 절반 이하에 그쳤다.
한편 지난 5년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을 통해 지급한 R&D자금 중 부정사용으로 적발된 건수도 270건, 금액은 493억73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산업부와 중기청이 중소기업에 지급하는 R&D자금 부정사용이 줄지 않고 있어 세금낭비가 심각하다”며 “연구개발이 꼭 필요한 기업에 국민의 세금이 사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소기업 R&D자금 부정사용 건수와 금액이 폭증한 데 대해 중기청은 “지난해 집중단속을 벌인 결과 부정사용 적발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청은 지난해 9월 범정부 ‘국가 R&D 연구비 비리방지 대책’의 후속조치로 중소기업 R&D자금 부정사용 방지 방안을 마련하고 특별점검을 벌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