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걸그룹 삼국지'의 승자는 누가 될까. 빅3 가요기획사가 소속 걸그룹들에 대한 중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이것이 엔터주의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YP Ent.(035900) 소속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 4월 신곡 '치어업'(CHEER UP)을 발표했다. 이후 뜨거운 인기몰이를 했다. 각종 음원 차트와 음악 방송 1위를 휩쓸었다. 지난해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데뷔 6개월 만에 가요계에서 가장 핫한 걸그룹으로 떠올랐다.
JYP Ent.의 걸그룹 트와이스가 가요계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JYP Ent.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는 지난달 신인 걸그룹 블랙핑크를 선보였다. 블랙핑크는 멜론, 벅스, 지니, 네이버뮤직, 소리바다 등 주요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1위를 싹쓸이하며 '괴물 신인'의 등장을 알렸고, 각종 음악 방송에서 1위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데뷔에 앞서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사전 프로모션을 실시하며 공을 들였다.
최근에는
에스엠(041510)의 레드벨벳이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레드벨벳은 지난 7일 발매한 새 앨범 '러시안 룰렛'으로 한터차트, 신나라레코드, 핫트랙스, 교보문고 등 각종 음반 차트 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음원 차트에서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관심은 이 세 걸그룹들이 소속사의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만한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쏠린다. 지난 2007년 데뷔한 에스엠의 소녀시대와 2009년 데뷔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2NE1은 해외 투어 콘서트를 통해 소속사의 해외 매출을 책임지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소녀시대는 데뷔 4년 만인 지난 2011년 첫 일본 투어, 6년 만인 2013년 첫 월드 투어를 개최했다. 2NE1은 데뷔 2년 만에 일본 투어, 3년 만에 월드 투어를 개최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현재 엔터 3사는 트와이스, 블랙핑크, 레드벨벳을 적어도 2~3년 안에 일본 투어 또는 월드 투어를 개최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팀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일단 전망은 밝은 편이다. 세 팀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트와이스는 지난 4월25일 발표한 '치어업'의 뮤직비디오로 국내 아이돌 가수로서는 역대 최단 기간인 58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5000만뷰를 돌파했다. 블랙핑크는 '붐바야'로 미국 아마존 베스트 셀러 차트의 'MP3 다운로드'와 '인터내셔널 랩' 부문 1위를 차지했으며, 레드벨벳 역시 9월 셋째 주 유튜브 K-POP 채널의 'K-POP 뮤직비디오 차트 TOP 20'에서 정상에 오르고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2위를 기록하는 등 해외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증권 관계자들은 이들이 간판 보이그룹의 군입대로 인한 엔터사들의 매출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해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빅뱅, JYP Ent.의 2PM 등이 입대를 앞두고 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JYP Ent.답지 않게 트와이스에 대해 상당히 빠른 수익화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트와이스는 전년 데뷔한 이후 약 7만장의 앨범을 판매했는데, 이는 소녀시대의 1집(약 6만장)을 상회하는 것이며, 전년 여성 아티스트 기준 소녀시대, f(x), 에이핑크 다음으로 많이 팔린 앨범이었다. 2PM의 군입대 이후 JYP Ent.의 메인 아티스트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