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도 ‘베트남’ 러쉬

대기업과 동반진출로 시너지 기대…낮은 임금에 지리적 이점까지

입력 : 2016-09-22 오후 4:02:59
[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의 베트남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들이 베트남을 전진기지로 삼으면서 연관 중소기업들의 베트남 행에도 속도가 붙었다. 한국의 70~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베트남 경제의 역동성과 잠재력도 기업들의 흥미를 부추기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오는 2019년까지 총 3억달러를 투자해 발광다이오드(LED) 패키징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인근 삼성전자 휴대전화 공장 등 국내외 LED 수요 업체를 겨냥했다. 삼화페인트는 휴대폰용 도료를 생산해온 기존 하노이 공장을 증설하고, 호찌민에는 가전용 도료 생산공장을 신설한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미용산업협회는 지난 8월18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개최된 ‘제1회 베트남 국제미용박람회(VIETBEAUTY 2016)’에 17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한 한국관을 설치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며 "떠오르는 베트남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 비중은 2005년 39.3%에서 지난해 10.5%로 급감했다. 반면 베트남 직접투자는 2000년 7000만달러에서 지난해 15억달러로 20배 이상 폭증했다.
 
한 관계자는 “중국은 성장세 둔화가 뚜렷하고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자국 기업 보호성향이 강한 것도 우려스럽다”며 “반면 베트남은 아직 인건비가 중국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위치적으로 중국과 동남아 시장 접근이 편하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적극적이라 저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비교했다.
 
거대 소비시장의 가능성도 매력 포인트다. 아직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100달러 수준이지만, 인구가 9500만명에 달하고 40세 미만 인구가 전체의 70%를 차지해 잠재적 소비 여력이 높다. 이마트 등 국내 유수의 유통사들이 베트남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다.
 
단점으로는 공직사회 부패와 아직 미비한 기반시설 등이 꼽힌다. 그럼에도 한 관계자는 “공직사회 부패는 과거 한국에서 다 경험해 익숙하다. 일종의 급행료로 생각하면 편하다”며 “기반시설 미비는 역으로 생각하면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의미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베트남 정부는 최근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지하철 공사를 시작했고, 2020년까지 20개의 신규 고속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다. 각종 발전소와 신도시 건설도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중소기업에게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관기관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올해 초 호찌민에 현지 사무소를 냈다. 2012년 미국 LA에 이어 두 번째로, 그만큼 베트남의 잠재력을 높이 샀다. 지난 9일에는 베트남 중소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베트남 투자환경 및 다낭지역 산업단지 설명회 및 입주상담회’를 개최했다. 중소기업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베트남과 다양한 양해각서(MOU)들을 체결하며 국내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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