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한고은기자] "고령화 시대를 대비해 금융산업의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뉴스토마토와 토마토TV 공동 주최로 열린 '2016 은퇴전략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고령사회 금융의 혁신' 세션 좌장을 맡은 신성환 원장은 "향후 우리나라가 인구 감소가 될 뿐 아니라 고령 인구의 상대적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며 "향후 50년 정도 기간 동안 경제 성장률 측면에서 1인당 실질 국민총생산(GDP)가 연 0.5%씩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산업의 본질적인 기능인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다"며 "결국 금융산업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도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 배분이 필요하다며 신 원장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했다. 그는 "고령사회에서 장수 리스크는 생각보다 클 수 있다"며 "2003년에는 2050년 65만명 인구 전망치를 1500만명으로 전망했지만 매년 늘어나 2015년에는 2000만명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선책으로 해외진출과 부채 위험 회피를 제시했다. 우리나라 금융 산업의 해외 진출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고령화에 따라 자산의 축적과 함께 부채도 심각해질 우려가 있어 부채 비중 상승의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 팀장은 "고령화 같은 큰 틀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은퇴 문제는 각자가 다 달라서 은퇴자 스스로와 맞지 않으면 안 된다"며 개인이 체감할 수 있는 은퇴준비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은퇴문제를 상담하러 오시는 분들에게 현금흐름을 금융으로 준비하겠느냐, 부동산으로 하겠느냐고 여쭤보면 대부분 부동산으로 한다고 한다. 임대소득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인데 이것은 한편으로 은퇴자들이 금융의 방법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실제로 10만원, 20만원 개인연금을 넣는 분들도 언제 얼마가 나오는지 잘 모른다. 국가적인 것, 전체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옆에 있는 상품부터 쉽게 접근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희윤 우리은행 WM사업단 차장은 은퇴자들의 생활과 밀착된 상품 개발이 금융산업의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차장은 "금융상품이 상당히 변종되고 있다. 가깝게는 일본을 벤치마킹하는데 예를 들면 은퇴를 하면 삶의 공간 자체가 달라진다. 인테리어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는데 은퇴자들이 시설·보수에 자금이 필요할 때 금융회사와 연계해서 이 자금에 대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생활에 세밀하게 들어가는 게 금융상품의 새로운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은퇴준비 컨설팅의 타깃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윤창출이라는 부분 때문에 일반인보다는 이미 자산을 갖고 있는 분들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문제는 그것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해법을 제시할 것인가"라며 "금융 은퇴 관련 담당자들이 모이고 상급기관이 주관해서 표준적 제안 나와야 한다. 범용성, 강제성을 띤 금융제도가 생기고 개혁돼야 행복한 노후생활, 현금흐름이 보장되는 것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 최재산 신한은행 미래설계센터 팀장, 한희윤 우리은행 WM사업단 차장.사진/뉴스토마토
최원석·한고은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