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내 우수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품 판로 확대 등을 위해 지난해 3월 중소기업청이 설립한 공영홈쇼핑(아임쇼핑)이 오는 2017년에는 사실상 부도, 2018년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기청의 의뢰로 삼덕회계법인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작성한 ‘공영홈쇼핑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발전 방안 연구’(연구서)를 입수했다”며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14일 오전 서울 상암동 디지털 큐브빌딩에서 열린 공영홈쇼핑 개국식에 참석해 방송 송출 손잡이를 내빈들과 함께 올린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구서에 따르면 공영홈쇼핑은 2017년 기말현금 잔액이 마이너스 99억원이 되고 2018년에는 자기자본을 모두 소진하고도 72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2024년 누적적자액은 2775억원에 달한다.
이 수치는 중기청이 미래창조과학부의 설립 승인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판매수수료율 2019년까지 23% 유지, 2020년부터 20%로 인하’라는 조건을 유지하고 공영홈쇼핑의 연도별 성장률을 5%로 가정했을 때 기준이다.
보고서는 공영홈쇼핑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대안으로 판매수수료율을 높이거나 다른 홈쇼핑들처럼 운반비(택배비)를 제조사에 전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는 당초 중소기업 전용 채널로 중기청이 홈쇼핑 채널 설립을 신청했을 당시 미래부의 허가 승인 요건을 위반하는 것이다.
실제 중기청은 해당 연구보고서를 가지고 미래부를 찾아갔으나 퇴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 의원실은 “미래부는 개국 1년도 안 된 공영홈쇼핑이 벌써 판매수수료율을 조정하는 것은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우 의원은 “공영홈쇼핑은 이미 설립 때부터 자본잠식이 예견됐음에도 무리하게 설립을 추진한 중기청의 책임은 대단히 크다”며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위해 출범했다는 당초 취지를 달성하기는커녕 중소기업에 매출수수료, 택배비 떠넘기는 방안 외에는 별다른 해결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기청 관계자는 “판매수수료가 타 홈쇼핑보다 10%이상 저렴해 설립초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공영홈쇼핑의 낮은 수수료는 판매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으로 돌아간다. 1조원 이상 매출을 달성해 규모의 경제를 만든다면 충분히 지속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