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수출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역대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간 가운데, 그나마 선방해온 중소·중견기업의 수출도 올 1월부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산업통산자원위원회 소속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올해 상반기(1월~6월) 수출액은 잠정 905억5000만달러(약 101조2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줄었다.
대한민국의 수출이 최근 급감한 가운데, 인천광역시 중구에 위치한 인천항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전년보다 7.9% 줄어든 5272억달러에 머물렀지만,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액은 1891억달러로 전년 대비 2.2% 감소에 그쳐 일종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5월만 5.8% 급감했을 뿐, 연중 내내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1월과 4월은 각각 13%와 12%로 두 자릿수 급감했다. 5월이 1%대 증가했으나, 실질적 수출 증대보다는 지난해 기저효과에 의한 착시현상에 가까웠다. 김 의원은 “대기업 수출이 경쟁력 약화로 고전하자 정부는 중소·중견기업 수출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올 들어 거의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며 “최근 심각한 수출 붕괴에 대해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산자위에 제출한 ‘국정감사 업무현황’에 따르면, 올 1~7월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은 37.6%로 지난해 같은 기간(35.9%)에 비해 1.7%포인트 상승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은 지난 2013년 32.8%에서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역량 강화와 함께 기존 대기업의 수출 급감에 따른 반사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서 국내 기업의 수출역량을 키우는데 6041억원을 배정했다. 올해 4238억원보다 42.5%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 1778억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신설해 수요자 중심의 지원을 강화하며, 수출 중소·중견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3837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