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스마트폰 주요 제조사들의 단말기 전자파흡수율(SAR) 평균값이 매년 상승하는 가운데, 측정 기준 완화는 이 같은 추세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통 중인 휴대전화의 전파흡수율이 매년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파흡수율은 일상생활에서 전자기기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전자파가 사람이나 동물의 몸에 흡수되는 수치를 표현한 값이다. 휴대전화를 머리에 대고 전파흡수율을 측정해 등급을 부여하는데, 한국은 국제권고기준(2W/㎏)보다 엄격한 1.6W/㎏을 기준으로 등급을 나눈다. 미국도 한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최 의원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가 제조한 휴대전화 49개 전 모델은 1등급을 부여받았다. 반면 애플의 휴대전화 6개 모델은 모두 2등으로 나타났다.
LG전자(066570)의 경우엔 휴대폰 52개 모델 중 14개만 1등급이고, 나머지는 모두 2등급이다. 중국 화웨이가 제조한 휴대폰은 2014년 모델만 1등급을 부여받았으며, 2015~2015년 출시된 모델 3개는 2등급으로 책정됐다. 팬택은 2016년 출시한 2개 모델에 대해 모두 1등급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주요 제조사들의 휴대전화 모델 전자파흡수율 평균값은 2014년 이후 계속 상승세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만 지난해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높아졌다.
최 의원은 "전자파흡수율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에서 이를 측정하고 등급 부여를 담당하고 있는 국립전파연구원이 지난해 말 측정 기준을 완화했다"며 "전자파흡수율 상승 추세와 역행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국립연구원이 안테나 기술이 많아져 전자파흡수율 적합성평가 비용 및 시간이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이유로 섣불리 측정 방법을 간소화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이 편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유해환경에 놓일 가능성도 높아진다"며 "정부가 산업과 기술 발전에도 힘을 쏟아야 하지만 국민 건강에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