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해외에서 1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카타’사의 에어백을 장착한 차량을 리콜한다고 28일 밝혔지만 수입차시장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대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Dimitris Psillakis)는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벤츠는 국토교통부가 리콜 대상으로 지목한 1만2000여대 중 2% 수준인 300여대만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17곳 중 13곳이 시정계획서를 제출하고, 무상교체에 나선다. 하지만, 벤츠, 한불모터스 등 4개 업체는 아직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한 자체적인 분석이 이뤄지지 않아 리콜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벤츠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뒤늦게 입장을 선회했다.
국토부가 고의로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이유 없이 리콜 시행을 지연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에는 관련 규정에 따라 해당 에어백의 시정명령과 함께 형사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전히 지침을 따른 것이 아니다. 국토부 의견을 사실상 무시한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생명에 위협이 된다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의 의견도 따르지 않는다는 벤츠의 고자세가 한국정부를 우습게 보는 것 같다”며 “한국에서 수조원을 벌어들이면서 국토부 리콜 지침마저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은 국토부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다카타 에어백은 사고 시 부품 일부가 파손되면서 금속 파편이 운전자와 승객에게 상해를 입혀 생명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치명적 위험성이 발견됐다.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서 1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바 있다.
다카타는 에어백을 팽창시키는 질산암모늄과 에어백 내부로 스며든 습기가 반응하게 되면 차량충돌 시에 에어백이 비정상적으로 팽창된다고 설명했다. 다카타는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터가 파열되면서 파편이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다카타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생산된 일부 에어백에 대해 리콜을 시행한 바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13년부터 리콜에 착수했다.
국토부가 제작사들과 협의해 확정한 우선 리콜 대상은 2011년 이전에 생산돼 판매된 총 22만1870대 중 50% 수준인 약 11만대이다. 이미 리콜에 착수한 혼다코리아를 필두로 앞으로 단계적으로 리콜을 실시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올 상반기까지 총 5만여대의 대상차량 중 약 45%인 2만3000여대가 정상적인 에어백으로 교체됐다.
다카타 에어백을 사용하는 혼다, 닛산, 스바루, 미쓰비시, 에프엠케이, 에프씨에이, 다임러트럭, 토요타, 포드, 재규어랜드로버, BMW, 아우디폭스바겐, 혼다이륜 등 완성차업체 17곳이다.
지난 1월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 열린 벤츠 신년 미디어간담회에 참석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대표이사가 올해의 사업계획을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