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그린 서울 '부촌여지도'

대기업 본사 주변으로 생활·교통 편리하고 배후수요 풍부

입력 : 2016-09-28 오후 3:00:47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서울에 위치했던 공공기관 및 대기업 등이 수도권 신도시 및 지방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집값 및 상권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향후 서울의 집값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이 정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기업들이 밀집돼 있는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는 높은 매매가를 자랑한다.
 
28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월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3.3㎡당 1851만원이지만 강남구 3.3㎡당 3453만원, 서초구 3.3㎡당 3162만원, 송파구 3.3㎡당 2389만원으로 나란히 집값 상위권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어 용산구가 3.3㎡당 2374만원으로 강남권 집값을 따라잡고 있다. 용산구는 LG유플러스 본사가 지난해 4월 용산역 인근으로 이전했으며, 아모레퍼시픽 신사옥도 2017년 완공 예정에 있어 일대 집값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재건축 등 신규 아파트 공급이 이어지면서 높은 집값을 나타내고 있지만, 기업이 빠져나간 당시에는 주춤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2013년 8월 엔씨소프트(삼성동), 2013년 11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역삼동) 등을 비롯해 2013년 12월 넥슨(선릉동) 등 IT기업들이 떠나면서 강남구 집값은 2012년 3.3㎡당 2875만원에서 2013년 3.3㎡당 2835만원으로 1.39% 하락했다.
 
반면, 기업이 이전한 경기 성남시(판교신도시)는 같은 기간 1.63% 상승했다. 실제로 판교테크노밸리와 자동차 5분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백현마을6단지'의 전용면적 84㎡는 2012년 10월 6억1500만원에서 2013년 10월 6억7000만원으로 5000만원 가량 집값이 뛰었다.
 
또한 강남구에서 2010년 5월 포스코건설(역삼동), 2012년 2월 기술신용보증기금(삼성동), 2015년 4월 포스코A&C(역삼동) 등의 기업이 옮겨간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도 상황이 반전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첫 입주가 시작된 2005년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1042만원 이었지만, 현재는 3.3㎡당 1282만원으로 23% 가량 오르면서 수도권 신흥부촌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아파트 분양권에도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형성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동북아 무역타워, G타워, IBM, 이랜드(예정) 등 배후수요를 누릴 수 있는 송도 더샵퍼스트파크는 2017년 11월 입주를 앞두고, 전용면적 84㎡가 9000만~1억원 가까이 웃돈이 붙었다.
 
이렇다보니 서울의 대기업 등 밀집 지역은 희소가치가 부각되며 높은 집값 상승률을 자랑한다.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서초구 7.62%, 강남구 6.24% 등으로 서울 중심업무지구인 강남권을 중심으로 높은 집값 상승률을 보였으며, 뒤이어 강동구 6.03%, 양천구 5.61%, 강서구 5.27% 등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은 강동첨단업무단지, 마곡지구 개발 등 기업유치가 활발한 곳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큰 폭 올랐다.
 
지난해 1월 강서구 마곡지구 13블록에서 공급한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전용면적 59㎡의 분양권에는 1억5000만원에서 2억원 가까이 프리미엄이 형성돼 있다.
 
업계 전문가는 "대기업 본사가 위치한 곳은 기업의 이미지와 연관 돼 도심에 주로 자리잡는 경우가 많고, 주변으로 상권과 교통이 발달돼 있어 생활이 편리하다"며 "특히, 신도시 및 택지지구 등이 개발되면서 서울의 기업들이 이전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이 밀집돼 있는 아파트는 직주근접 단지로의 희소성이 높은데다 배후수요까지 풍부해 시세에도 긍정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내 서울에서 기업이 밀집돼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10월 서울 용산구 효창5구역에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22층 7개동, 전용면적 38~110㎡ 총 478가구로 이중 전용면적 59~110㎡ 219가구가 일반분양 된다. 인근으로 LS용산타워, LG유플러스(032640) 본사 등의 업무시설이 있는 것을 비롯해 아모레퍼시픽(090430) 신사옥도 내년 6월 입주할 예정에 있다.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야경 투시도. 사진/롯데건설
 
현대산업(012630)개발은 10월 기업이 밀집한 서울 영등포구와 마포구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다. LG트윈타워, KRX한국거래사무소, 미래에셋대우 등 대기업이 밀집돼 있는 여의도를 10분대로 이용이 가능한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14구역에서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612가구(일반분양 369가구)가 공급된다. 또 S-Oil, 효성, 세아홀딩스 등이 위치하고 있는 마포구 신수1구역에서는 ‘신촌숲 아이파크’를 전용면적 59~137㎡ 총 1015가구(일반분양 568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수도권에서도 대기업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단지들이 있다. 현대건설(000720)은 10월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6·8공구 A13블록에서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2차'를 전용면적 84~129㎡ 총 889가구 규모로 공급한다. 송도에는 포스코건설, 코오롱글로벌(003070), 포스코대우(047050), IBM 등 대기업을 비롯해 글로벌 기업이 위치하고 있다.
 
우미건설은 10월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C17블록에서 주상복합아파트 '동탄린스트라우스 더 레이크'를 전용면적 98~116㎡ 총 956가구 규모로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반도체, LG전자(066570), 3M, 바텍 등 대기업을 포함한 동탄테크노밸리가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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