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5~6년 전 수출 효자로 떠오른 플랜트의 관련 인력들이 최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지속되는 저유가로 인한 해외 수주 급감에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공사들이 생기면서 부터다.
지난 몇 년간 치열하게 '플랜트 분야 인재 모시기' 경쟁을 벌였던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들어 다시 관련 인력을 축소하기 위한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전체 해외 수주 금액(715억7880만달러) 가운데 80.03%인 572억8535만달러가 플랜트로 벌어들인 금액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도 591억3300만달러 중 73.16%인 432억6800만달러가 해외 플랜트 수주금액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지난해 전체 해외 수주(461억4434만달러) 가운데 57.41%(264억9020만달러)만이 플랜트 수주 실적이었으며, 올해는 9월까지 184억5555만달러 중 47.03%인 86억8029만달러로 플랜트 수주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해외 플랜트 수주에 주력했던 건설사들이 플랜트 관련 부서들에 대한 일부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2011년 기존 플랜트사업본부를 발전사업본부와 석유화학사업본부, 플랜트엔지니어링본부, 플랜트지원본부로 신설해 4개의 본부 체제를 갖췄던
대우건설(047040)은 그 다음해 해외영업본부를 하나 더해 5개 본부체제로 확대하며 플랜트 사업에 주력했었다.
하지만 현재는 플랜트사업본부 내 7팀과 발전사업본부 내 7팀만이 플랜트·발전부문으로 통합돼 있다. 당시 원자력사업실에 소속된 5개 본부 체제로 확대됐던 플랜트 관련 부서는 2개의 본부로 축소돼 한 부문으로 합쳐진 셈이다. 여기에 오는 11월에 예고된 조직개편은 박창민 신임 사장의 첫 인사인 만큼 대대적인 조정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GS건설(006360)은 지난 2012년 담수 플랜트시장 세계 10위의 스페인 이니마(Inima OHL)를 인수해 자회사인 GS이니마를 설립했지만, 인수 1년 반 만에 매각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니마 인수 이후 큰 실익을 거두지 못한데다 회사 실적이 악화되면서 GS이니마를 시장에 내놓았다. 최근에는 내외부 여건상 매각작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GS이니마 전 관계자는 "당시 물산업이 신사업으로 각광받으며 사업 다변화를 계획했으나, 이니마 인수 이후 큰 사업이 없어 운영이 어려웠다"며 "매각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이직 등이 발생하면서 자연스레 관련 인력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대림산업(000210)은 같은 해 기존 토목과 건축, 플랜트 사업본부로 나뉘어 있던 해외영업부문을 해외영업실로 통합하고 플랜트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지만, 현재는 건설사업부 안에 플랜트사업본부와 건축사업본부, 토목사업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4개 본부로 다시 이전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한때 굵직한 해외 플랜트 공사 수주로 국내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해외 수주 실적을 기록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그리 좋지 않다. 지난 2009년과 2011년에는 해외 수주 1위, 2012년에는 2위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5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2012년 7229명에 달했던 인력은 올 상반기 현재 5332명으로 줄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 플랜트 공사 수주가 급증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플랜트 인력 확충에 나섰지만, 최근 수주 실적이 줄어들면서 일감이 없다"며 "연말쯤 어김없이 조직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플랜트 부문은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림산업이 건설한 이란 사우스파 가스 플랜트. 사진/대림산업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