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이동통신3사가 단말기 할부이자로만 연간 1000억여원을 챙겼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저금리 기조를 할부이자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는 할부이자 계산 방식이 틀렸다며 오히려 손해가 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30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통3사가 단말기 할부 판매로 연간 1000억원 가까운 순이익을 내고 있다"며 "기준금리는 계속 내려가는데 고객에게 받는 할부이자율은 8년 동안 요지부동"이라고 지적했다.
이통3사는 단말기를 할부 구매하는 고객을 대신해 제조사에 판매대금을 일시불로 지급하고 이를 고객으로부터 매달 할부로 돌려받는다. 이후 증권시장 등에서 할부채권을 현금화해 이를 할부거래 자금에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금융비용과 보증보험료 등 조달비용은 이통사 몫이다. 하지만 최근 기준금리 하락으로 조달비용 이자도 하락해 이통사는 이 같은 이자율 마진으로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이통3사의 할부이자율은 연 5.9~6.1%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SK텔레콤(017670)은 지난 2009년 2월부터 잔여 할부원금의 연 5.9%를 부과했다.
KT(030200)는 2012년 6월부터 할부원금 총액의 월 0.25%, 2015년 2월부터는 월 0.27%를 부과해 연간 환산으로 6.1%다.
LG유플러스(032640)는 2012년 1월부터 연 5.9%를 부과했다.
시중금리 및 통신사 할부이자율 변동 추이. 자료/최명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통3사가 단말기 할부판매로 얻은 총 이익은 2014년 1033억원, 2015년 989억원이다. 올해는 6월 기준으로는 621억원에 이른다.
최 의원은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금리도 내려가는 것이 당연하다"며 "통신사들만 이런 상식을 무시하고 운용이율을 고정시킨 채 조달이율의 지속적인 하락에서 오는 불로소득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통사 측은 최 의원이 할부이자를 잘못 계산해 오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의원이 추산한 연간 6%대 할부이자율을 3%대로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 의원이 추산한 연간 6%대 할부이자율은 2년 기준으로, 실질적으로는 연간 3%대"라며 "보증보험료와 조달금리 등 비용을 차감하면 실질적으로 단말기 할부판매에 따른 이통사의 수익은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말기 할부판매는 고객 편의를 위한 제도로 유통망에서 할부구매를 권장하지 않는다"며 "고객은 일시불, 할부 구매 중 선택 가능하며 할부 구매 후에도 중도 완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