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아이폰7 플러스, 혁신은 없지만 진화했다

빨라진 처리속도·개선된 카메라에 만족…발열·소음·방수 우려는 '부담'

입력 : 2016-10-09 오전 10:48:2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가 오는 21일 한국에 공식 출시된다. 1차 출시국들과는 40여일의 시간차가 난다. 아이폰7 시리즈는 전작인 아이폰6s와 비슷한 외관으로, 언뜻 보면 큰 변화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는 여전하다. 특히 이번 시리즈에 처음 포함된 블랙과 제트블랙 모델에 대한 구매가 줄을 잇는다. 빠른 처리속도와 개선된 카메라 성능 등도 아이폰7을 빛나게 한다.   
 
기자가 아이폰7 플러스를 약 한 달간 사용해 본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탄성이 나올 만큼의 뛰어난 혁신은 없었지만 굳이 불만을 찾기도 어려웠다. 일단 컸다. 5인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다 보니 손에 감아쥔 느낌부터가 어색했다. 알루미늄 바디의 특성상 보호 케이스를 씌우지 않고는 손에서 빠져나갈 듯한 미끄러움에 거동이 조심스러워졌다. 지문 자국과 스크래치 염려에 제트블랙이 아닌 일반 블랙 색상을 구입했는데, 그립감을 생각하면 제트블랙을 선택할 걸 하는 후회도 들었다.
 
애플 아이폰7 제트블랙(오른쪽)과 아이폰7 플러스 블랙의 전면 모습. 물리적 홈버튼 대신 디지털 촉감을 이용한 홈버튼이 나타났고, 이어폰 잭도 사라졌다. 사진/김진양기자
 
애플 아이폰7 제트블랙(오른쪽)과 아이폰7 플러스 블랙 후면 모습. 아이폰7은 전작 대비 카메라 크기가 커졌고, 아이폰7 플러스는 듀얼카메라가 탑재됐다. 안테나선은 제품 상하단에 곡선 형태로 들어갔다. 사진/김진양기자
 
아이폰7 시리즈는 전작과 비교해 크기는 동일하지만 무게는 4~5g  줄었다. 후면 디자인도 미세하게 달라졌다. 아이폰7은 카메라 렌즈가 커졌고, 아이폰7 플러스는 듀얼카메라를 장착했다. 때문에 전작의 보호 케이스는 호환이 되지 않는다. 절연띠라고 불리던 안테나선도 제품 상단과 하단 테두리를 따라 곡선 형태로 배치됐다. 블랙 모델의 경우 안테나선과 제품 색상이 유사해 자세히 보지 않으면 티가 나지 않았다. 
 
아이폰7은 물리적 홈버튼을 없애고 '디지털 촉감'이라 불리는 햅틱 기술을 사용한 홈버튼을 채용했다. 원형 고리 모양으로 홈버튼의 위치를 도드라지게 표시했으며, 손가락이 아니면 반응하지 않는다. 애플은 포스터치 기술을 대폭 강화한 탭틱 엔진을 설계해 물리적 버튼을 누르는 것과 유사한 감촉을 구현해냈다. 초기 설정 시 총 3가지 느낌 중 한 가지를 고를 수 있고, 이후에도 설정 항목에서 마음에 드는 옵션으로 변경할 수 있다. 
 
아이폰7은 물리적 홈버튼을 없앤대신 강화된 탭틱 엔진으로 유사한 키감을 구현했다. 버튼 클릭 시의 느낌은 설정 항목에서 변경 가능하다. 사진/김진양기자
 
A10 퓨전 칩을 내장한 아이폰7은 애플리케이션 구동 등 처리속도가 확연히 빨라졌다. 애플에 따르면 A10 퓨전은 아이폰6s에 사용된 A9보다 성능이 40%가량 개선됐고, 그래픽도 약 50% 빨라졌다. 콘솔 게임기 수준의 컴퓨팅 성능을 갖췄다는 자평이다. A10 칩은 아이폰7에 첫 적용된 iOS10과도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기존 모델에서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iOS10을 사용할 수 있지만, 아이폰7에서 보다 최적화 돼 구동되는 느낌이다. 
 
아이폰7은 플러스 모델에만 듀얼카메라를 탑재했다. 5.5인치의 크기는 부담됐지만 대화면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단연 카메라였다. 1200만화소의 광각 카메라와 망원 카메라를 통해 최대 2배 광학줌과 최대 10배 디지털 줌을 지원한다. 잠금 화면에서도 오른쪽으로 한 번만 화면을 넘기면 실행되는 카메라 기능에서 '1x'란 표시를 살짝 누르면 2배 광학줌 화면으로 전환된다. '1x' 표시를 조금 더 길게 누르면 10배까지 확대할 수 있는 반원 형태의 조절 버튼이 나타난다. 인터페이스 또한 이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이어폰 잭을 제거하고 라이트닝 케이블로 통합하면서 혹평도 낳았다. 실제로는 라이트닝 케이블을 통한 이어폰 사용이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번들 이어폰과 함께 제공된 라이트닝-3.5mm 어댑터를 활용하면 기존의 이어폰들도 사용 가능했다. 다만 이어폰을 사용하면서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웠다. 
 
일부 외신 등을 통해 제기된 발열과 소음 증상도 있었다. 제품 구매 후 3일 정도 됐을 때 메신저 앱과 인터넷 서핑 등으로 1시간가량 사용한 상황에서 손에 잡고 있기 어려울 만큼 뜨거워졌다. 제품을 귀에 갖다 대니 노트북 팬이 돌아가는 것 같은 '쉭' 소리가 났다. 찝찝한 마음에 일단 사용을 멈췄는데, 이후에는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방수·방진에 대한 우려도 부담이다. 아이폰7은 IP67 등급으로, 1m 수심에서 30분 정도는 방수가 가능하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아이폰7의 방수 기능을 진정한 방수라 볼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들이 제기됐고, 애플도 "인위적인 침수는 보상 범위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수 성능을 검증하고자 휴대폰을 과감히 물에 담글 용기는 차마 나지 않았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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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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