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자국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7일)를 맞아 대거 한국을 찾았다.
9일 여행·호텔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휴기간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25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0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역대 최대 규모다.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의 관련 매출도 최대 40%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경절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오전 인천공항에서 한국을 찾았던 유커들이 관광을 마치고 출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양국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한국을 찾는 유커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관련 업계도 실적 우려에 비상이 걸렸다. 결국 기우에 그치면서, 이에 대한 다양한 분석들도 나온다.
우선 사드 문제가 예상보다 양국 교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20·30대 젊은 유커들은 딱히 정치적 이슈에 큰 영향을 받는 것 같지 않다”며 “특히 코리아세일페스타까지 겹쳐 쇼핑 목적으로 많이 찾아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의 연구기관도 보고서에서 “쇼핑, 한류, 건강체험 등 특색 있는 여행에, 가격 대비 성능도 높다”며 “특히 항공편 이동과 비자 발급이 편리한 것도 중국인의 관심을 샀다”고 분석했다.
반면 업계 일각에서는 사드 후폭풍은 분명 있었지만, 급증한 개별 관광객(FIT)에 가려졌을 뿐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단체 관광객 숫자는 지난해보다 30%이상 줄어들었다”며 “현지 모객 중국 업체들이 정부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올 초 중마이그룹이나 아오란그룹 등 수천명씩 포상휴가를 오는 중국 기업들이 화제가 됐는데, 그런 모습을 앞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에 소비재를 수출하는 기업 관계자도 “사드 문제가 터진 이후 중국내 한류 콘텐츠들은 직격탄을 맞았고, 최근 현지 언론들은 한국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며 “사드 배치가 현실화 될수록 중국의 조치도 강경해질 것이며, 그 피해는 중소기업들에게 먼저 돌아올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 대만은 중국과 관계가 틀어지면서 경기 침체에 시름하고 있다. 올 1∼7월 양안(중국과 대만)간 무역총액은 955억5000만달러(105조439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줄었다. 유커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