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대한민국은 불통 공화국"

여당 의원들 "사사건건 정부와 대립각…대권 의지 표명이냐"
박 시장 "저는 상대적 약자…시민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버릴 것"

입력 : 2016-10-11 오후 4:56:56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현재 대한민국은 '불통 공화국'"이라며 중앙정부와의 계속된 마찰에 대한 답답함을 호소했다. 
 
11일 오전 10시부터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참석한 여당 의원들은 용산공원 조성사업 등 최근 정부와 입장 차이를 보이는 시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정용기 의원은 지난 8월31일 박 시장이 발표한 '용산공원에 대한 시 입장 및 정책제안'을 거론하며 박 시장이 현 정부와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용산공원 추진 주체는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로 그 안에는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시 부시장, 민간인 등이 포함된 공식 채널인데, 그 안에서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데도 정부와 갈등을 빚을 필요가 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용산공원조성추진위원회를 통해 앞서 여러 번 시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근본적인 개선없이 강행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용산공원은 100년 만에 서울시민의 품으로 들어오는 공원"이라며 "국민들과 전문가, 시가 함께 장기계획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역시 박 시장이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 대권의지를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는 박 시장을 겨냥해 "왜 사사건건 정부와 불필요하게 각을 세워 본인의 존재감을 가지려 하냐"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저희는 정부와 협력할 수밖에 없는 약자"라며 "청년수당도 자존심을 구기면서까지 실무 협의를 마쳤는데 갑자기 정부가 방향을 틀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 시민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다 버릴 생각이 있다"며 "소통의 주체는 힘 있는 사람이 해야 하는데, 정부와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수도 이전에 대한 박 시장의 생각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대선 이슈를 선점하려는 의도에서 일부 광역단체장들이 수도이전 이야기를 들고 나오는데, 논리적 비약이고 형편없는 수준의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남경필 지사가 대권욕을 가지고 수도이전을 거론하는데, 왜 거기에 부화뇌동해서 같이 짝짝꿍 하냐"고 덧붙였다. 
 
수도이전 문제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추진됐지만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했다. 박 시장은 "수도이전의 불가능은 이미 알고 있다"면서도 "다만 수도권의 여러 기능 중 일부를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전하는 게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5월26일 박 시장이 노무현 재단과 협의해 일명 노무현 루트 추진 계획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대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 의원은 "역대 대통령이 수없이 많은데 그분이 살았던 장소 등을 포함시켜 만들 필요가 있냐"고 말했다. 
 
박 시장은 "노무현 루트는 걷는 도시를 추진하면서 나온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특정 대통령을 기린 다기보다 역대 국가 원수의 사연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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