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4개월여간 공석이었던 중소기업유통센터장 자리에 임득문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이 내정됐다.
12일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기유통센터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에 임득문 중진공 부이사장을 내정했다. 임 부이사장의 임기는 오는 18일까지로, 임기 만료와 동시에 자리를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중기유통센터 관계자는 "신임 대표가 다음주 중 출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기유통센터는 지난 5월 홍용술 전 센터장이 아들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함에 따라 7월 중순부터 대표 선정절차를 진행해왔다.
중기유통센터 신임 사장에 임득문 중진공 부이사장이 내정됐다. 사진/중기유통센터
임 내정자는 1986년 중진공에 입사해 리스크관리처장, 경남지역본부장, 기금관리실장 등 주요 보직을쳐 2014년 9월 중남부권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이듬해 7월 중진공 부이사장으로 승진했다. 중소기업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지만, 또 다시 중기유통센터장 자리에 중진공 출신의 고위직 인사가 내정되면서 산하기관으로의 재취업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였던 홍용술 전 센터장 역시 중진공 부이사장을 역임한 후 중기유통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중기유통센터는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진흥공단이 100% 출자해 설립한 기관으로, 중진공에 대한 시선이 따갑다. 낙하산 인사를 적폐로 규정한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데다, 앞선 불명예 사퇴를 반성의 근거로 삼지 못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는 공영홈쇼핑이 중기유통센터 퇴직자들의 재취업 창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7월말 기준 공영홈쇼핑에 근무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 출신 직원은 11명이다. 중기청, 중진공을 거쳐 중기유통센터와 그 자회사 격인 공영홈쇼핑으로까지 조직적으로 재취업이 이뤄지고 있는 형국이다.
임 내정자가 논란 속에 센터장에 오르더라도 험난한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중기유통센터는 매년 국감 때마다 '갑질' 관행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국감에서는 재취업 논란 외에도 중기유통센터가 공영홈쇼핑에 대주주의 지위를 악용해 타 홈쇼핑보다 더 높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중기유통센터는 타 홈쇼핑에는 평균 1%의 벤더 수수료를 적용한 반면 공영홈쇼핑에는 3%의 고정 수수료를 차별적으로 적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수장이 거듭 재취업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직 전체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는 대목은 뼈 아프다.
한편 중기유통센터는 이르면 내주 임득문 신임 사장 내정자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중기유통센터 대표 인사는 임용일로부터 3년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