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아주캐피탈이 지분 매각을 철회하는 등 매각 진행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기업계 캐피탈로 조달구조가 금융계 캐피탈사 보다 열세에 놓인데다 주력 상품인 자동차금융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자동차금융 업황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기업계 캐피탈사로서의 조달구조를 개선하기위해 매각을 진행했지만 적정인수자를 찾지 못해 지분매각을 철회하는 등 매각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아주캐피탈은 매각의사는 여전하지만 이번 입찰을 통해 적정 인수사를 찾지 못해 지분 매각을 전격 철회하고 매각 작업을 재정비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업계 2위의 자산 규모와 자동차·기업·개인금융 안정적 영업기반·사업포트폴리오 재편 등 여러 측면에서 향후 경쟁력과 가치를 높여 줄 적정 인수 후보자가 없다고 판단해 매각을 철회했다"며 "적정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매각 작업을 다시 진행하기 위해 현체제를 유지하고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아주캐피탈은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이탈 등 캡티브캐피탈사와의 경쟁에서 비교적 열세에 놓여왔다.
현재 자동차금융(할부·리스·대출)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80%를 차지하는 등 자동차금융 상품에 주력하고 있으며 주력차종으로는 한국GM과 쌍용차, 포드, 혼다, 폭스바겐, 재규어 등이다.
그러나 올해 1월 계열사인 아주모터스가 한국GM과 딜러십 계약이 해지되면서 영업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데다 쌍용자동차의 캡티브 캐피탈인 SY캐피탈이 설립되면서 영업경쟁이 치열해진 상태다.
여기에 은행·카드 등 타 금융권의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이 이어지면서 경쟁 상대는 더욱 늘어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자동차금융 시장에 은행·카드 등 금융권 진출이 이어지면서 캡티브 캐피탈사와의 경쟁과 더불어 업황이 더욱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폭스바겐 사태로 국내 폭스바겐 자동차 판매가 금지되면서 아주캐피탈의 폭스바겐 관련 자동차금융 상품 취급도 중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용평가사들은 아주캐피탈의 조달구조 개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매각이 무산된 아주캐피탈이 자체 재무역량으로 조달영역을 개선해 효율적 비용구조를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고있다.
한신평 관계자는 "아주캐피탈의 자체 재무역량만으로는 조달능력 개선 및 저마진을 감당할 비용구조 효율화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동차금융 분야에서 신차 금융 비중을 줄이고 수입차 및 중고차 금융을 확대하는 등 수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아주캐피탈은 매각을 통해 조달구조를 개선하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위한 수단으로 보고있지만 이마저도 쉽지않은 모습이다.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금융계열 캐피탈사들의 성장과 비교해 열세에 놓인 상황에 따라 비용조달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매각을 진행했지만 철회하기로 결정돼 재정비 후 재매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캐피탈 지분매각이 전격 철회되면서 매각 작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