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옛 일화에 이런 얘기가 있다. 아기 고양이가 자기 꼬리를 잡으려고 바쁘게 빙빙 돌고 있으니 고양이 머리가 돌면 꼬리도 같이 돌고 있었다.
엄마 고양이가 아기 고양이게게 "왜 꼬리를 잡으려 애쓰는 거니?"라고 묻자 아기 고양이는 "꼬리를 잡는 고양이는 행복해진데요. 그래서 꼭 잡아볼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어미 고양이가 하는말.
"그렇게 돌고 돌면 꼬리는 멀어지기만 한단다.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꼬리는 어디든 따라오기 마련이더라"
최근 금융감독당국의 불호령에 손해보험업계가 바빠졌다.
손해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중복 가입자 211만명 전원을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 여부 를 일일이 확인해 소비자들을 달래겠다는 것.
7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들을 일일이 확인작업 한 뒤 다시 140만명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보내 계약자 뜻에 따라 보험료를 반환해주겠다고 한다.
금융감독당국이 실손의료보험 불완전판매를 한 보험사에 대해 징계수위를 거론되자 이를 낮추기 위해 숨죽이고 바짝 엎드린 자세다.
손보업계의 이같은 노력은 최근 일이 아니다. 몇개월 전부터 전국 영업본부에서는 '완전판매 자정 결의대회'를 연일 개최됐고, 손보사 사장단도 한자리에 모여 완전판매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경쟁적으로 실손형 의료보험 판촉활동을 벌여온 손보업계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끓어오르자 이를 잠재우기 위해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결국 꼬리는 잡지 못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후속대책보다 왜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중복 가입하는 것을 알고도 마냥 손놓고 있었냐는 것이다.
생명보험업계는 중복가입 여부를 자동적으로 확인해 가입자에게 통지하는 시스템이지만 손보업계는 중복 가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제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소비자들의 부담만 한껏 키웠다는 지적이다.
보험회사들의 중복 확인 시스템을 제대로 검사하지 않은 금감원도 마찬가지.
금융소비자들은 문제가 불거지면 뒷수습하느라 바쁜 모습보다는 이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원한다.
손보사들은 소비자들이 자연히 따르는 방법을 좀 더 연구해야 한다. 소비자들이 금융사들로부터 부당한 손해를 보게 된다면 시장을 떠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