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녹내장 환자의 증가율이 가파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 통계에 따르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최근 5년 새 61%나 늘었고, 진료비 규모는 85%나 크게 불어났다.
녹내장은 높은 안압 등 여러 요인으로 시신경이 점차 손상되어 실명에까지 이를 수 있는 주요 안과 질환이다.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고령층의 환자가 많은 편이나, 근시 등으로 인해 젊은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다.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비가역적이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조기 검진이 필요하다.
노년기 시력에 중요한 걸림돌이 되는 녹내장의 원인과 예방, 치료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안압 상승과 근시가 큰 원인
녹내장이 발생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안압 상승에 의한 시신경 손상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40세 이후부터 눈 속 방수 배출의 저항이 높아지면서 안압이 상승하며, 이 압력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된다. 녹내장성 시신경 손상이 점차 진행되면 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마침내 실명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는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정상안압녹내장이 전체 녹내장 환자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정상안압녹내장은 고도근시, 손발이 차고 저리거나 편두통이 있는 말초혈액순환장애, 당뇨병 환자 등에서 자주 발생한다.
녹내장의 큰 문제는 발병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녹내장의 증상은 시야 주변부가 어두워지면서 점점 잘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인데,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매우 어렵다.
보통 녹내장 환자가 이러한 시야결손을 자각할 때쯤이면 이미 시신경은 30~40% 손상된 상태로 치료하기가 어려운 상태가 된다. 실제 초기 녹내장은 검진 중에 발견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만 급성녹내장의 경우, 안압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눈알이 빠질 듯이 아프고 뿌옇게 보이며 머리가 깨질 듯한 두통과 구토 증상을 동반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안과 진료부터 우선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홍사민연세안과 홍사민 원장은 “시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고, 특히 녹내장은 4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높아지므로 정기검진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면서 “근시가 있거나 당뇨,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뇌경색을 비롯한 뇌혈관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률이 더욱 높다”고 말했다.
안압 높이는 생활 습관 교정이 예방에 도움
녹내장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평소 정기검진이 최선이지만, 생활 속에서도 안압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넥타이로 목을 죄거나 복부를 너무 압박하는 스타일은 안압 상승의 요인이 되므로 주의하고, 평소 얼굴이 빨개질 정도의 물구나무서기나 풍선불기, 윗몸일으키기 등의 급격한 운동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등의 습관은 방수가 빠져나가는 길을 좁혀 안암을 올릴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하고, 물을 마실 때도 급격하게 많이 마시는 것보다는 천천히 조금씩 마시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녹내장으로 진단을 받으면 술이나 담배를 끊어야 하고, 안약 처방이나 레이저 치료, 섬유주절제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