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통해 미르재단에 자산을 기부한 기업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17일 재단법인 미르에 기부한 30개 회사에 대한 국민연금 투자내역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미상장 5개사를 제외한 25개 전체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8개 회사에서는 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식의 8.75%(17조 규모)를 소유하고 있으며 미르에 가장 많은 금액(68억원)을 출연한
SK하이닉스(000660) 주식의 8.34%(1조7,000억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KT 이사회 규정에 의하면 10억원 이상의 출연 또는 기부시 이사회에서 결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금 의원에 따르면, KT 경영진은 이러한 절차 없이 미르재단에 11억원을 출연했다. 이는 이사회 규정 위반은 물론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 행위라고 금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나 KT 측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KT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10월 말 출연약정을 한 뒤 12월10일 이사회를 열어 해당 안건을 의결한 뒤 집행했다"며 "이 내용은 이미 공시까지 마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2014년 2월 '국민연금이 주주로 있는 대기업의 주주총회에서 횡령·배임을 저지른 경영진의 이사 선임을 반대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지침' 개정 논의가 있었으나, 끝내 불발됐다.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강화에 반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반발에 밀린 것이다.
금 의원은 "기업에 투자한 주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업에 손해를 입힌 경영진에 대한 통제 강화를 위해 국민연금의 주주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연금은 국민이 낸 연금보험료로 주식에 투자하는 만큼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수십억원의 현금을 기부한 투자회사에 대해 그 적정성 여부를 반드시 물어야 하고, 위법성이 있다면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지난 6일 광주지법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광주고법원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