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커지는데 공략은 제자리

중국정부 육성책 연내 발표…국내 배터리업계 인증 지연에 '전전긍긍'

입력 : 2016-10-18 오전 9:01:2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정부가 전기차배터리 육성책을 연내 발표한다. 전기차 성장 속도에 발맞춰 핵심인 배터리 시장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방대한 기회가 파생될 것으로 보이지만 LG화학(051910), 삼성SDI(006400),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업체들에게 주어질 기회는 불투명하다. 중국 정부는 안전성을 이유로 한국산 배터리 인증이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18일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산업 정책을 관장하는 공업신식화부는 현재 '전기차배터리 산업발전 지도의견'을 작성·편제 중이다. 지도의견은 2020~2025년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발전의 목표와 주요 임무 등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올해 안에 발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의견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기차배터리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국가 동력 배터리 혁신센터' 설립, 리튬배터리와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 배터리 연구·개발, 전기차배터리 산업체 공동발전, 제품 안전을 위한 품질검사, 전기차배터리 관리업무 체계 완비 등을 시행한다. 
 
지난 4월 중국에서 개최된 베이징모터쇼2016에서 관람객들이 BYD의 전기차 '친EV300'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신화
 
중국 정부가 전기차배터리 산업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막대한 성장 잠재력에 기인한다. 지난해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은 37만9000대로 전세계 생산량(54만9000대)의 70%가량을 차지했다. 2014년(8만3900대)과 비교해서는 4배 이상 늘었다. 중국궈렌자동차동력배터리연구원은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생산량이 2020년 200만대, 2025년에는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전기차배터리 수요도 1000억Wh에 이르고, 1000억위안을 상회하는 추가투자가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다. 
 
향후 전기 버스보다 전기 승용차와 물류차 등의 수요가 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견됨에 따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실려 있던 무게중심이 삼원계 배터리로 상당 부분 이동할 것으로 점쳐졌다. 중국 자동차 포털사이트 가이스자동차망이 업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6%가 "향후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은 삼원계 배터리가 주를 이룰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중국 내 삼원계 배터리 수요는 4.4GWh 수준에 불과했다.  
 
반면 삼원계 기술을 보유한 국내 업체들의 속은 타들어간다. 8월로 예정됐던 전기차배터리 모범규준 5차 인증은 수개월째 서류 접수 중이다. 배터리 인증은 중국 내 배터리 생산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범기업 여부를 가리는 것으로, 정부의 보조금 지급이나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사용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지난해 11월 첫 인증 이후 지난 6월 4차 인증까지 중국 내 120여개 업체 중 절반 정도인 56개 기업이 인증을 획득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인증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내 생산공장이 없어 인증 대상에서 제외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최근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을 명분으로 한국산 배터리를 인증하지 않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속내는 보호무역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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