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20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유럽 증시 대부분이 17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마감됐다.
이날 범 유럽 지수인 유로 STOXX 50 지수는 전날보다 19.74포인트(0.65%) 내린 3005.45로 마감됐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66.35포인트(0.95%) 떨어진 6947.20을 기록했다.
독일 DAX 지수는 76.81포인트(0.73%) 후퇴한 1만503.57을, 프랑스 CAC 40 지수는 20.69포인트(0.46%) 하락한 4450.23을 각각 기록했다.
네덜란드 AEX 지수와 스페인 IBEX 35 지수는 각각 0.48%, 0.31% 내렸으며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0.30% 상승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CB는 오는 20일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ECB가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채권 매입 정책 관련 어떤 결정을 할 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AP
ECB는 지난해 3월부터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국채 및 회사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올해 4월부터는 채권 매입을 800억유로로 늘렸다.
ECB의 채권 매입은 당초 내년 3월까지로 예정됐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금리 때문에 유럽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빠지자 ECB가 테이퍼링을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투자자들은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테이퍼링 관련 어떤 언급을 할 지 주목한다.
이탈리아 은행업종은 '방코 포퓰라레'와 '방카 포퓰라레 디 밀라노'의 합병 기대감으로 상승했다. 방코 포퓰라레 주가는 0.78% 올랐지만 방카 포퓰라레 디 밀라노는 3% 하락했다. 다른 대형 은행 유니크레디트는 2% 올랐다.
프랑스 자동차업체 푸조는 온라인 중고차거래 사이트 지분에 투자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2% 가량 상승했다.
영국의 교육기업 피어슨은 올해 1~9월 매출이 7%나 줄면서 주가가 8.4% 급락했다. 신재생에너지업체 드락스그룹은 크레디트스위스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으로 3.47% 올랐다.
스웨덴계 의류업체 H&M 주가는 2% 내렸다. 지난 9월 겨울 의류 판매가 예상보다 따뜻한 날씨로 1%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