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향후 신성장 경제권으로 주목 받는 중국 허베이성에 4번째 공장을 완공하며 중국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한동안 해외출장을 자제하고 국내시장을 살펴 온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도 준공식 참석을 위해 전용기를 타고 중국 출장길에 오르며 직접 해외현장 챙기기에 나섰다. 창저우 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급 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 8월 러시아·슬로바키아·체코와 지난달 미국·멕시코를 잇달아 방문하며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매달 해외 사업장을 직접 찾아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18일 중국 허베이(河北)성 창저우시에서 중국진출 14주년을 맞아 정 회장과 김장수 주중 한국대사, 궈진룽(郭金龍) 허베이성 당서기 등 800여명의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연간 30만대 규모의 창저우 공장 준공식을 거행했다. 이 공장에서는 중국판매를 위한 전략차종 '위에나'가 생산되며 이로써 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에서 연간 240만대 생산이 가능해졌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창저우공장 준공을 계기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에서 누적판매 1000만대 시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강조했다.
정 회장은 기념사에서 "베이징현대는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서 지난 2002년 이후 올해 8월 생산판매 누계 800만대를 돌파했다"며 "오늘 창저우공장 가동으로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 총 8개의 완성차 공장을 통해 연간 240만대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창저우공장은 최첨단의 친환경·스마트 공장으로 세계 최초로 생산되는 ‘신형 베르나’를 포함해 중국 소비자를 위한 고품질의 신차를 생산할 계획이며 이번 창저우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베이징현대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 2조원이 투자된 창저우 공장은 2012년 베이징 3공장 준공 이후 4년만에 건설된 현대차의 중국생산 거점이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 베이징에 1~3공장이 있으며 쓰촨(四川)에는 상용차 공장이 있다.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 베이징 공장과 가까워 기존 부품업체를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차 부품 물류기지가 있는 톈진(天津)항과 인접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장은 192만㎡ 부지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장 등 완성차 생산 설비와 엔진 공장, 주행 시험장 등을 포함해 총 건평 27만㎡ 규모로 만들어졌다. 내년 20만대 규모의 생산을 시작으로 향후 전략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등을 추가 투입해 2018년에 연간 30만대로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반영해 배기가스, 배수에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차체 공장의 경우 299대의 로봇을 투입해 용접 자동화율 100%를 달성했다. 스마트 공정을 적용한 덕분에 시간당 생산대수는 38대로 현대차 완성차 공장 중 최고 수준이다. 창저우 공장 인근에는 9개의 부품 협력사가 동반 진출해 총 6000여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창저우 공장 준공을 통해 151만대, 기아차는 89만대 등 연간 총 24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충칭(重慶)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에는 270만대까지 늘어난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모델인 ‘위에나(영문명 신형 베르나, 프로젝트명 YC)’를 처음 공개했다. 중국 전략 소형차 '위에나'는 창저우 공장에서 생산되며 현대차는 이를 통해 중국 수도권 지역의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위에나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을 5㎜, 휠베이스를 30㎜ 넓혀 동급 최대 실내공간을 확보했으며 최고 출력 100마력의 1.4ℓ 및 최고 출력 120마력의 1.6ℓ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 및 수동 변속기를 탑재해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위에나는 중국 소형차시장에서 현대차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해 줄 핵심 모델"이라면서 "창저우 공장에서 최고 품질의 신차를 양산해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창저우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베르나)'에 기념 사인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