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은 지난 18일 의무고발요청권 심의위원회를 열고, 불공정 하도급 거래행위로 중소기업에게 피해를 준 CJ대한통운과 에코로바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했다. 의무고발요청은 중기청이 피해 기업 상황을 판단해 공정위에 불공정거래 업체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가 검찰에 해당 업체를 고발하는 제도로, 지난 2014년 1월 도입됐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위법행위로 인해 중소기업인 케이엘에스에 36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안겼다. 앞서 CJ대한통운은 크레인 운송 용역을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인 케이엘에스에게 서면 지연 발급 및 미발급, 부당한 위탁취소 등 다수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재발 금지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중기청은 "CJ대한통운이 끼친 피해가 상당수준이며 심각한 경영상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중대한 위법행위임에 고발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에코로바에 대해서도 재발 금지 명령과 과징금 5400만원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등산화 제조를 위탁하면서 수급사업자 이지스포츠에게 하도급대금 지연 지급 및 미지급, 부당한 위탁취소 등 다수의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일삼은 데 따른 것이다.
수급사업자는 9억5200만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위탁받은 물품의 제조를 위해 추가로 자금을 투자하는 등 부가적인 피해도 발생했다. 이로 인해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결국 폐업에 이르게 됐다. 중기청은 중소기업 간의 거래라 하더라도 거래상의 지위를 남용해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부당한 위탁취소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판단해 고발요청을 결정했다.
중기청은 "법 위반기업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강력히 처벌하고, 특히 위법행위에 깊이 관여한 책임자들도 적극 고발요청함으로써 처벌 효과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 본사. 사진/CJ대한통운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