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이병호 국정원장은 19일 최근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회고록이 구체적이고 사리에 맞기 때문에 사실이나 진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내곡동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송 전 장관 회고록에 대해 국정원장이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정보위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말했다.
이 원장은 또 백종천 당시 안보실장이 건넸다는 북한 입장이 담긴 쪽지가 있느냐는 사실확인에 대해 “원래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원칙”이라며 “과연 쪽지의 사실 여부를 확인했을 때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되느냐 하는 기준에서 볼 때 지금은 말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자료의 존재 여부에 대해 “자료나 기록에 대해서는 현재 찾고 있다. 확인 중에 있다”며 “그 당시 기밀이었으면 지금도 기밀임으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만복 전 국정원장이 유엔 인권결의안을 기권하고 북측에 통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처구니 없고 상상을 초월하는 발상”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의 발언에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국정원이 또다시 야당 대선 후보 흠집내기에 나섰다”며 “정부여당은 국정원을 앞세워, 지난 대선에서 재미본 종북몰이 안보장사판을 또 벌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을 바보로 아는가? 대다수 국민들은 2012년 대선 당시 국정원이 벌인 대선개입 망동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정권연장을 위해 북한과 내통해 벌인 총풍공작도 잊지 않고 있다”며 “국정원이 또다시 대선판에 뛰어든다면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보위 더민주 간사인 김병기 의원도 “이 원장은 일관되게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라고 단서 달았다”며 이 원장의 발언이 개인 의겸임을 강조했다. 이어 “세계 어느 정보기관도 정보사항에 대해서는 기본입장이 NCND이므로 확인을 안 해주는 게 당연한 관례”라고 덧붙였다.
9일 오전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 이병호 국정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