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아이폰7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흥행을 예고했지만 가입자 대부분이 선택약정(20%요금할인)으로 몰리면서 이동통신사들의 고민이 깊다. 갤럭시노트7의 교환·환불 업무도 좀처럼 속도가 나질 않고 있다. '7'의 형벌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23일 “아이폰7 가입자 중 선택약정을 택한 비중이 80%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폰7은 지난 21일 국내 출시와 함께 주말 이통시장을 달아오르게 할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다. 소비자들은 단말기 구매시 할부원금 중 일부를 지원해주는 공시지원금이나 20% 요금할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아이폰의 경우 이통사의 판매보조금 외 제조사의 지원금은 없다.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5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아이폰7에 대한 이통사 지원금은 6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20% 요금할인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반면 이통사 입장에서는 요금 20%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은 실적 부담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피 대상이다. 아이폰7의 흥행에도 이통사들이 마냥 웃을 수만 없는 이유다.
SK텔레콤의 아이폰7 1호 가입자 박성기(31)씨가 SK텔레콤 강남 직영점에서 아이폰7플러스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조기에 마무리되기 어려운 점도 이통사들의 고민을 깊게 한다.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이 구형 제품으로의 교환을 거부하면서 삼성전자는 새로운 교환 프로그램 마련에 착수했다. 김진해 삼성전자 전무는 지난 20일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서울 방배동의 한 이통사 대리점을 찾아 “기존 교환 정책에 더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갤럭시노트7을 삼성전자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면 내년에 나오는 (갤럭시S8 등)신제품으로 쉽게 교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교환과 환불 기한을 12월31일까지라고 했지만 새 교환 프로그램이 나오면 교환 업무는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일선 휴대폰 판매점들은 아이폰7, LG V20 등 새 휴대폰의 판매와 함께 갤럭시노트7의 교환 업무를 내년까지 병행해야 할 처지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