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국내채권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최근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 수익을 올리려는 수요가 집중됐지만, 자금유입세와 수익률이 한풀 꺾인 모습이다.
2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채권형 펀드 순자산액(공·사모 합산)은 68조2000억원이다. 9월 중순 올해 고점이었던 69조1000억원에 비해 9000억원이 줄었다. 수익률도 7월 이후 둔화되면서 최근 3개월 평균 0.09% 평가손실을 기록 중이다.
규모 상위 10위권 내 대형 펀드들을 보면 듀레이션이 짧은 단기채펀드는 1~3개월 성과가 축소됐고, 중장기채펀드의 경우 대부분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투자e단기채증권투자신탁(채권)', '삼성코리아단기채권증권자1[채권]'은 최근 한 달사이 1000억원 이상 순자산액이 축소되기도 했다.
채권형 펀드는 올들어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올해에만 국내채권형 펀드 15조원, 해외채권형 펀드는 1조5000억원씩 순자산액이 증가했다. 공모 펀드 기준 국내채권형의 1년 수익률은 2.1%, 해외의 경우 5.8%로 시중금리는 물론 주식형·혼합형 펀드 수익률에 뒤지지 않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둔화 조짐이 나타난 데는 미국 금리인상을 앞둔 변동성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확대됐고, 글로벌 채권금리가 동반상승해 국내채권 시장 약세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국공채지수가 회사채나 금융채지수에 비해 고점 대비 하락률이 커 국공채 비중이 높을 수록 펀드수익률도 저조했다는 설명이다.
해외채권형 펀드의 경우 국내에 비해선 자금유입세가 견조하다는 평가다. 특히 하이일드 채권지수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며 하이일드채권 펀드 수익 회복을 지지하고 있다. 유동완 연구원은 "여러 지역과 신용등급의 채권에 분산투자해 글로벌 국공채 가격의 동반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말까지는 국내채권형 펀드 변동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산재해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채권매입 기한 연장 여부,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이 결정될 12월까지는 변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또 국고채 50년물 발행도 국내채권 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