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차세대 항암제로 떠오르고 있는 면역항암제 개발에 제약사들이 뛰어들고 있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높으면서도 값싼 면역항암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고 없애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기존 항암제가 종양세포나 DNA, 단백질에 직접 작용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과 구분된다.
면역항암제는 암 조직 뿐 아니라 정상조직까지 공격하는 화학적 치료(1세대)와 암세포를 사멸 또는 성장을 억제시키는 표적항암제(2세대)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하다. 구토와 탈모, 소화장애 등 부작용이 적다. 또 기존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았던 다수의 암종에서 효과를 내면서 제약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면역항암제에 대한 전망도 밝다. 영국의 정보데이터업체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시장은 2015년 25억달러 규모에서 2024년 34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33.6%의 성장률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많은 항암제가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 수요가 높고 내성이 생기는 환자들이 많아지면서 차세대 치료제 개발이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판되는 면역항암제로는 BMS의 '여보이', '옵디보', MSD의 '키트루다' 가 있다.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옵디보'와 '키트루다'가 오는 2024년 각각 126억 달러(14조원), 65억 달러(7조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면서 블록버스터 약품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내사들도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시간을 단축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협업사례가 많다.
대웅제약(069620)은 총 60억원을 투자해 한올바이오파마와 면역항암제 신약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개방형 협업(Open Collaboration)형태로 카이스트의 신의철 교수와 연세대 하상준 교수가 제안한 과제를 한올바이오파마와 함께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녹십자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발굴한 '항 PD-1·PDL-1계열' 의 면역항암제 후보 물질을 대상으로 공동연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항PD-1 계열의 면역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옵디보와 키트루다는 항PD-1항체 치료제다.
안국약품(001540) 역시 지난달 와이바이오로직스와 면역항암치료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000100)은 미국의 항체신약 전문회사인 '소렌토'와 면역항암제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합작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키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면역항암제는 기존의 항암제와 비교해서 우수한 효과와 적은 부작용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기존의 약물치료 위주의 항암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앞으로 항암제 분야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