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LG전자(066570)의 모바일사업 부진이 도무지 끝이 안 보인다. 가전에만 의지하는 기형적 구도가 1년반째 이어지고 있다. 연중 이례적으로 대규모 조직개편까지 단행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침체의 늪은 더욱 깊어졌다.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 중인 전장의 경우, 수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 사업부간 양극화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LG전자는 27일 연결기준 3분기 매출액 13조2243억원, 영업이익 2832억원의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 전분기 대비 52%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동기 및 전분기 대비 6% 줄며 외적 성장에도 실패했다.
LG전자는 3분기 에어컨, 냉장고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담당하는 HE사업본부에서 각각 3428억원, 381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LG 시그니처와 O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판매 확대로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계속된 폭염에 에어컨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등 외부적 요인도 도움이 됐다. 지난 여름부터 본격화된 TV 패널 가격 상승이 제품 생산에 미치는 영향도 아직은 제한적이었다. 두 사업본부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와 9.2%로 3분기째 10%에 육박했다.
이 같은 성과는 MC사업본부의 부진에 빛이 바랬다. 3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손실은 4364억원.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째 적자다. MC사업본부는 올해에만 8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세계 최초의 모듈형 스마트폰으로 혜성처럼 등장했으나 초기 수율 등의 문제로 시장에서 외면받은 G5의 후폭풍은 막대했다. LG전자는 이날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북미와 중남미를 중심으로 보급형 모델을 확대해 G5의 부진을 만회하려 했으나 성과가 미흡했다"며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높아진 생산 원가를 상쇄시킬 수 있는 개선 활동도 미진했다"고 시인했다. 재고건전화, 유통효율화 등에 수반되는 비용도 적자 확대에 기여했다.
문제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 있다. LG전자는 가전·TV 영역에서 프리미엄 매출을 확대하고 원가 혁신을 추진하는 필승 전략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연간 판매량이 두 배 이상 늘고 있는 OLED TV는 LG전자의 상징이 됐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은 '조성진'이란 탁월한 리더에 맡겨둬도 된다.
반면 모바일은 사실상 답이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연말까지 진행되는 구조개선 활동에 대해 LG전자는 "단기 성과 개선을 위한 비용절감 활동이 아니다"며 "목표 창출, 플랫폼 모델 정리, 지역 및 유통 구조 합리화 등 미래를 준비하는 본질적 체질 개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LG전자는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 V20에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표했다. "오디오, 카메라, 착탈식 배터리, 내구성 등 젊은층의 선호도가 생각보다 높다"며 "성수기를 맞아 공격적 마케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