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LG유플러스(032640)에 악재가 겹쳤다. 가입자 유치에 쏠쏠한 역할을 하고 있는 다단계 영업이 중단 위기에 놓인 가운데, 법인 부문의 휴대폰 판매 영업이 당분간 정지된다. LTE 보급률도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높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의 상승 요인도 고민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위반 혐의로 오는 31일부터 내달 9일까지 10일간 LG유플러스 법인 부문의 휴대폰 판매와 영업을 중지하는 처분을 내렸다. 기업에게만 팔아야 하는 법인폰을 개인에게 판매하고 법인용 판매점에 불법 지원금을 준 혐의가 적용됐다. LG유플러스의 법인 가입자는 약 75만명으로, 이는 LG유플러스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7% 규모다. 영업정지 기간 동안 법인 부문의 휴대폰 가입자는 유치할 수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열흘간 법인폰 영업정지는 제재 수위가 높은 수준"이라며 "가입자의 일시적 이탈 현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단계 판매도 고민거리다.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가운데 다단계 판매를 통한 가입자 유치 비중이 가장 높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다단계 유통망을 통한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지난 6월 기준 55만3000명이며, 이중 LG유플러스가 43만5000명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다단계 판매 중단을 선언했지만 LG유플러스는 놓을 수 없었던 이유다.
휴대폰 다단계 판매는 합법이다. 하지만 다단계 판매로 휴대폰이나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해 잘 모르는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고가 요금제에 가입시키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으면서 급기야 국정감사 도마에까지 올랐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휴대폰 다단계 판매에 대한 여러 지적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단계 판매를 중단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다단계 판매를 지속하겠다던 입장을 여야의 질타로 선회해야 했다. SK텔레콤과 KT의 여론전도 LG유플러스를 궁지로 몰았다. 당장 LG유플러스로서는 다단계 판매를 대체할 판매 통로 개척이 과제로 떠올랐다.
이통사 실적의 주요지표인 ARPU를 높이는데 핵심인 LTE 가입자 비중이 3사 중 가장 높은 것도 부담이다. ARPU를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LTE 가입자 유치가 핵심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LTE 보급률이 지난 2분기 기준으로 이미 85%에 달한다. SK텔레콤과 KT는 3분기 기준으로도 각각 69.8%, 74.5%에 그친다. 그만큼 LG유플러스에 비해 LTE 가입자를 더 늘려 ARPU를 높일 여력이 많다는 의미다. LG유플러스가 당장 3분기 실적보다 4분기나 내년 실적에서 우려가 큰 이유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