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사업(청년수당)이 정부와의 갈등으로 지급이 중지된 가운데 인천시와 경기도 등 청년지원정책의 필요성을 공감한 각 지자체들이 연이어 청년지원정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인천시는 취업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자격증 취득 접수비와 사진촬영비, 면접복장 대여비 등 직접적인 취업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매달 20만원 한도로 3개월간 지원한다는 내용의 '청년사회진출지원사업'을 추진한다.
경기도 역시 경기도형 청년수당으로 불리는 '청년구직지원금제'을 빠르면 내년 6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경기도가 발표한 '청년구직지원금제'는 저소득층 청년 중 구직 의사가 확인된 청년 5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월 50만원씩 6개월간 지급하는 청년지원정책으로 서울시 청년수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경기도는 서울시와 달리 현금이 아닌 포인트 카드(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지난 28일 새누리당과 내년도 연정 예산으로 경기도형 청년구직 지원금 165억원을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이 각 지자체들이 앞다퉈 청년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앞서 서울시와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지켜본 학습효과 때문인지 시행 전부터 중앙정부와의 사전 협의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왼쪽)과 유정복 인천시장(오른쪽)이 31일 인천고용복지+센터에서 열린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청년 취업지원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천시는 중앙정부 사업과 연계 없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사업 대상이 중복될 수 있어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를 기본으로 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31일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참여 청년의 취업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인천시 청년지원정책에 대해 "인천시가 중앙정부와 협력하는 길을 선택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독자적인 청년정책 추진에 앞서 중앙정부와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경기도 역시 빠른 시일 내에 ‘청년구직지원금제’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와 협의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복지부와 서울시의 법정 공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각 지자체들이 발표한 청년정책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가 성남시가 펼치고 있는 청년정책인 청년배당은 '불법'이라며 대법원에 제소하고, 자신들이 하는 (청년지원정책)은 괜찮다고 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성남시 청년배당에 대한 소송을 취하하고 청년을 위한 정책을 논의하고 시작하는 게 정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효관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청년들에게 졸업에서 취업까지의 긴 간극을 채워줘야 한다는 문제 인식에 각 지자체들이 공감을 하는 것 같다”며 “이런 정책적 움직임이 설득력을 갖고 확산돼 가는 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울시 역시 청년수당 이외의 새로운 청년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재논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