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가 가시화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로 20%대의 시장점유율이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2위 애플은 물론,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격차도 줄었다. 갤럭시노트7 공백으로 연말까지도 반전은 어려워 보인다. 내년 봄 출시 예정인 갤럭시S8가 재기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삼성전자의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이 20%선을 간신히 지켰다. 사진은 갤럭시노트7 판매 당시 매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31일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725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감소했다. 상반기 히트작 갤럭시S7(엣지)과 중저가의 갤럭시J 시리즈가 나름 선전했지만 갤노트7 파문을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점유율도 23.3%에서 20%로 3.3%포인트 하락했다. 2위 애플(12.5%)과의 격차는 7.5%포인트, 3위 화웨이(9.3%)와의 격차는 10.7%포인트로 좁혀졌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의 집계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3분기 삼성전자는 7530만대의 스마트폰을 출하해 1위 자리는 지켰으나, 점유율이 전년 동기 23.7%에서 20.1%로 3.6%포인트 위축됐다. 애플과의 격차는 한 자릿수(8%포인트)로 좁혀졌다.
업계 관심은 갤럭시노트7 영향의 지속 여부다. 단기 충격 해석에는 이견이 없다. 우선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연중 최대 쇼핑시즌을 대표작 없이 버텨야 한다. 애플의 아이폰7, 구글 픽셀, LG전자 V20 등이 갤노트7이 퇴장한 대화면 시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점도 삼성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실제로 IDC가 지난 17~18일 미국 내 소비자 10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갤럭시노트7을 구매한 응답자 중 절반은 "아이폰7으로 갈아타겠다"고 답했다. IDC는 "표본의 크기가 작아 전체 소비자의 의견을 대변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방향성을 추론하기엔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토종 기업들이 득세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전망은 더 어둡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 결과,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포는 16.6%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화웨이(15%)는 비보(16.2%)에도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상위권의 치열한 순위 다툼과 대조적으로 삼성은 5위권 밖으로 벗어나며 존재감을 잃었다.
중국소비자협회가 "삼성전자는 중국 소비자에 대한 존중이 부족했다"고 언급하는 등 부정적 여론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소비자협회는 지난 27일 발간한 '3분기 휴대폰시장 소비자 권익보호 보고서'에 갤노트7 사건을 사례로 들며 "글로벌 리콜 당시 중국 소비자들을 동등하게 대우하지 않았고, 후속 해명 작업과 정보 공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소비자의 불안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장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TV나 가전 등 타 제품으로의 파급 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IDC는 "갤노트7 파문이 삼성에 과제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소비자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도 "삼성에 대한 기존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위기에서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점쳤다. 다만 이들은 모두 차기작인 갤럭시S8의 성공을 전제로 삼았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