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2500억원대 처방액(작년 기준)을 책임져주는 외국계 전문약을 가져간
종근당(185750)이 올해 3분기 활짝 웃었다. 반면 종근당에 이들 품목을 뺏긴
대웅제약(069620)은 전문의약품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1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종근당 3분기 영업이익은 222억원으로 전년(117억원)비 88.7% 증가했다. 매출액(2046억원) 역시 전년(1496억원)비 36.7% 성장했다. 순이익(149억원)도 전년(83억원)비 77.9% 증가했다. 상위 제약사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기업은 종근당이 유일하다. 공격적으로 도입한 외산약 덕분이다.
종근당은 올초 MSD로부터 당뇨치료제 '자누비아(복합제 포함 지난해 1300억원)'와 고지혈증치료제 '바이토린(660억원)', 이탈파마코로부터 뇌기능개선제 '글리아티린(620억원)'을 도입했다. 이들 외산약들은 모두 수년 간 대웅제약이 국내서 판매를 전담하던 제품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주력 품목들이 고르게 성장한 데다가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신약들이 매출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외산약의 국내 파트너사는 도입약물을 판매해 20~30% 정도를 수수료로 받는 것으로 알려진다. 100억원을 팔면 20억~30억원을 수수료로 받는 셈이다. 종근당이 도입한 약물 규모로 보면 연간 최대 70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주력품목을 뺏기면서 외형이 줄었고 수익성도 악화됐다. 대웅제약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전년(153억원)비 41.6% 감소했다. 매출액(1976억원) 역시 전년(2140억원)비 7.6% 줄었다. 순이익(62억원)도 전년(121억원)비 48.1% 감소했다.
대웅제약은 실적 방어를 위해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고지혈증치료제 '크레스토(작년 판매액 720억원)',
LG생명과학(068870)으로부터 당뇨치료제 '제미글로(작년 판매액 170억원)'를 도입했다. 하지만 종근당으로 넘어간 외산약 매출 공백을 메우긴 역부족이었다.
업계에선 외산약은 '남의 약'을 유통하는 것이기에 판권회수의 위험이 내포한다고 경고한다.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 언제든 영업권이 이양돼 매출이 증발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외산약 도입에만 매달리면 장기적으로는 제약업계 R&D를 저하시키고 국내 시장 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며 자제를 촉구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상위 10개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상품(도입약물) 판매액 비중은 약 40% 정도다. 전체 매출에서 40%가 외산약 판매액이라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에서 종근당으로 외산약 판매권이 이동하면서 양사 간에 영업 신경전이 치열하다"며 "양사의 3분기 실적도 외산약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