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스마트폰이 사진·동영상 촬영, 음악 감상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강화하면서 기존 카메라, 오디오 시장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들이 스마트폰의 공세를 이기기 위해 선택한 전략은 고급화다. 보다 전문적인 성능들로 제품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 응수한다.
소니코리아는 1일 스테레오 헤드폰, 워크맨, 거치형 헤드폰 앰프로 구성된 오디오 플래그십 라인업 '시그니처 시리즈'를 공개했다. 앞서 고해상도 음원을 즐길 수 있는 고급 헤드폰과 포터블 오디오의 대명사인 워크맨 등을 각각 공개한 적 있지만, 궁극의 음악 감상을 목표로 프리미엄 제품을 동시에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소니는 오디오 플래그십 라인업 '시그니처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소니코리아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출시된 플래그십 헤드폰 'MDR-Z1R'은 극대화된 공간감으로 음악의 현장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최고급 성능 구현을 위해 소니 오디오 전문 기술자가 모든 제작 과정을 전담했다. 과거 소니의 상징이었던 워크맨의 최신 모델인 'NW-WM1Z'은 무산소동 금도금 설계로 불필요한 저항을 최소화해 최상의 음질을 구현하면서 동시에 고급스러운 외관을 완성했다. 소니 최초의 거치형 헤드폰 앰프 'TA-ZH1ES'는 디지털 앰프의 음원 손실을 최소화해 아날로그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재생시킨다.
소니는 이번 시그니처 시리즈를 발판으로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급격히 위축됐던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대폭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LG V20과 소니 엑스페리아XZ 등 오디오 마니아들을 겨냥한 스마트폰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지만, "음악 감상은 역시 전문 오디오"라는 인식을 제대로 심어주겠다는 포부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소니의 점유율은 41%다.
카메라 업계의 생존 전략도 비슷하다. DSLR과 미러리스 등 일부 고가 라인업들을 중심으로 스마트폰과의 차별화를 꾀한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이미지 센서나 렌즈 성능이 꾸준히 진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고급 카메라의 영역을 완전히 대체할 만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보급 이후 '똑딱이'로 불리는 콤팩트 카메라는 전성기 대비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지만, DSLR 등 고급 카메라는 상대적으로 영향이 미미했다. 이에 소니, 니콘, 캐논 등 카메라 업체들은 다양한 라인업의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 전용 렌즈 등을 출시하며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카메라 시장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나름의 기회도 존재한다"며 "사진 문화의 대중화로 스마트폰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가 고급 카메라로 전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