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은 2일 고용노동부 등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무기계약직의 임금과 수당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정부가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을 통해 차별을 없애겠다고 공언했지만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인 송옥주, 서형수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계약직의 처우 문제는 국민들의 근로의욕 저하와 저임금 체제의 고착, 고용상 차별을 넘어 불평등 확대의 문제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며 “이와 같은 문제들의 중장기적인 개선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무기계약직이 고용노동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정규직과 비교해 명절상여금, 정액급식비 등에 있어서도 차별대우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옥주 의원이 지난달 고용노동부 및 산하기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부 소속 무기계약직의 급여는 정규직 대비 44.8%(전문위원), 63.3%(사무원)에 불과했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임금차별은 명절수당과 복지포인트 등에서도 존재했다. 고용부 9급의 명절수당은 연간 136만원인 반면 사무원은 정규직의 44.1%인 60만원에 불과했다. 복지포인트의 경우 고용부 9급 공무원은 40만원인 반면 사무원은 30만원으로 정규직의 75% 수준에 그쳤다.
고용노동부 내 무기계약직들 중에서도 임금의 차등화가 이뤄졌다. 현재 고용부에서 근무하는 2100여명의 무기계약직 중 1735명(약 80%)을 차지하는 직업상담원은 5개의 직급(일반·전임·책임·선임·수석)으로 구분된다. 이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상담원은 전임상담원과 22%의 기본급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 의원들은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법적인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무기계약직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기 때문에 현행법상 정규직으로 분류돼 ‘기간제법’이나 ‘파견법’에서 정한 정규직과의 임금차별 금지 규정의 적용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당장 무기계약직 처우 개선을 위해 2017년 예산반영에 집중할 것”이라며 “이후 법·제도 정비와 정부의 행정시스템 정비 등 필요한 과제들을 수행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가운데)이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송옥주 의원실 제공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