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일 사내 등기이사로서 삼성전자 이사회에 참석했다. 지난 27일 삼성전자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뒤 첫 참석이다.
이번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은 프린팅솔루션사업부 분할을 마무리 짓고, 사내외 등기이사들과 상견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맡고 있는 이사회 의장을 향후 이재용 부회장이 맡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비등기 이사로 경영권을 행사해왔다. 이제는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을 총괄 지휘하고,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까지 지게 됐다. 불펜에서 몸을 푼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서 공식 기록을 세우는 것처럼, 이 부회장도 공식적으로 기록에 남을 책임 경영을 시작하는 자리다.
이사회를 시작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우선 2~3일 이틀간 진행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모주 청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구조는 현재 삼성물산 52.1%, 삼성전자 47.8%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분을 처분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는 삼성물산이 된다. 오는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 공모가 13만600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9조원에 이르는 만큼 삼성물산의 가치 상승과 함께 지배구조 개편이 수월해질 수 있다. 최근 삼성물산이 자산 매각과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점 역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아직 지주회사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 일반지주회사는 금융회사를 보유할 수 없고,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서는 삼성물산을 핵심으로 하고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부문과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제조부문으로 나누는 구조의 지배구조 개편방식이 점쳐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를 내지만 해결해야 할 현안도 많다. 갤럭시노트7 사태 수습 외에도 이날 삼성그룹이 최순실, 정유라 모녀가 독일에 설립한 비덱 스포츠에 약 35억원을 지원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검찰의 수사망에도 오르게 됐다.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